[전자책] 창작과비평 166호(2014년 겨울호) 창작과비평 166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 / 창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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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과 비평 2014 겨울호
 
 - 작가 조명, 손택수,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김수이
 
  1970년대에 태어난 나로서는 그 이전의 삶은 풍문으로 불과했다. 가혹한 현실을 겪어야 고통을 통감하는 인간의 삶에서 바라보는 입장의 흐린 관점은 아둔한 내게 있어 겉으로 볼 수 있는 것만 손에 잡을 수 있었다.
  이방에 정착한 우리들의 낯선 자화상에 비친 시인의 삶은 잡히지 않는 언어를 갈구하며 밤길을 걸어가는 여행자와 같다. 그런 면에서 손택수 시인의 도시 생활은 겉도는 자의 쓸쓸한 눈빛을 관통하는 서늘한 바람과도 같은 것이리라 짐작된다. 암울한 풍경 속에 가리어진 시인이 꿈속에서 본 고향은 정제되지 않은 거친 언어의 모습이다.
 바닷가 해변의 깎이고 깎인 몽돌의 둥근 모습은 모두 비슷해 특색이 없다. 둥근 자갈 속에서 눈에 띄는 모난 돌처럼 모난 언어들이 조합해가는 말들은 신선하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던 풍문의 세대도 첨단 시대를 사는 현재 모든 시간에는 윗세대의 그림자가 스며있다.
 먼지로 가득한 도시에서 소복이 쌓인 먼지를 털며 목련이 피는 봄이 오고 있다. 긴 겨울을 견디고 오는 봄이 더 따뜻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콘크리트 속에서 흙냄새를 갈구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익숙한 현대인의 모습이 처량하다.
 문학이 사장되지 않고 시가 죽지 않는 시대를 위해 시인은 탕아가 되어 우리 옆에서 자신의 삶을 계속 탕진할 것이라고 본다. 따뜻한 위로가 되는 말이 차가운 심장을 녹일 수 있도록 시인의 시가 독자들의 가슴 속에 봇물처럼 흘러들기를 기대한다.
 손택수 시인의 지난 궤적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시집을 접해 보지 않은 독자도 쉽게 다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끈 점에서 겨울 호의 재미가 더 쏠쏠하게 다가왔다.
 전자책이라 페이지 넘기기가 많이 불편했고 일상생활에 쫓겨 소설은 아직 손도 대지 못했지만 맛있는 군것질이 옆에 있어 짬짬이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흡족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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