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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여애반다라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21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월
평점 :
이성복 선생님의 시집 래여애반다라 속에 뷔히너 문학전집 이 실려 있다. 시를 읽고 책을 검색했더니 절판이다. 재판매 요청을 해 놓고 보니 제목만 알지 안 읽은 책이 참 많다. 치매 환자처럼 잠시 정신이 들기도 하지만 언제나 텅빈 머리로 걷고 있는 나를 만난다.
뷔히너 문학전집
한 번은 뷔히너가 그렇게 읽고 싶었다 그토록 좋아했던 한 문장, "그는 머리로 걸었다" 뭐 그런 뜻의 문장, 오래전에 나는 머리로 걷는 일을 포기했으니까, 그때부터 나는 정말 텅 빈 머리로 걷게 되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뷔히너 문학전집』이 번역되었다는 걸 알고, 학교 서점에 주문했더니 절판이었고, 도서관에 마침 책이 있어 얼마나 기뻤던지.... 구내 복사실에서 복사를 뜨고 원본은 학생들 오면 책 만들어주라고 놓고 왔다 그리고 며칠 뒤 책꽂이를 닦는데, 아 거기 빨간 껍데기의 『뷔히너 문학전집』이 꽂혀 있었다 분명 내가 읽고 밑줄 친 흔적까지 있었으니, 십수 년 전 사놓고 아껴 읽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던 참에 복사실에서 전화가 와, 저번에 맡긴 책이 다른 책에 휩쓸려 분실되고 말았으니 어쩌면 좋겠느냐고……… 내게 마침 원본이 있으니 그걸로 반납하면 된다고 안심시켜 드렸다 그러니까, 텅 빈 머리로 걷다가 내가 가진 원본을 잃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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