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얼굴은 팔이 몸속으로 자라는 모든 사람을 닮았다 안으로 향하는 손은 심장을 쥐고 싶다 눈 날리는 내 속에도 당신이 있다 검은 발자국이 고일 때까지 눈밭에서 당신은 오래 맨발이었다 돌아서며 빼어 문 혓바닥에서 눈송이는 금세 녹았다 당신도 맨손으로 땅바닥을 파헤칠 수 있다는 걸 잠든 친구 곁에서 낙엽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걸 나는 몰랐다 먼 옛날 당신이 언덕에 심은 나무는 한 치도 자라지 않았다 그대로 더운 무덤에서 걸어 나갔는가 입구를 막았던 바위가 식으면 당신은 나를 만나는가 내가 화분에 키우는 유령들도 당신과 함께 빵을 뜯고 싶다 중심을 만지지 않아도 뜨거운 몸을 뒤집어쓰고 소원해진 손길에 대하여 녹색 태몽에 대하여 이야기하자 당신을 더 닮지 못해 샐비어를 빠는 새벽 나는 언덕길에서 만진 당신의 등뼈를 기억한다 늘어진 살가죽 아래서 그것들은 꼭 등을 찢고 나오려는 손톱처럼 보였다 단 한 번 당신이 물었을 이방인 여자의 유두처럼 보였다- 헌사, 전문죽은 자에게 말을 거는 산자의 운명, 거창하지 않은 삶을 거창하지 않게 이야기해야 하는 방법적 글쓰기.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 기록은 다른 기억을 낳는다. 모르고 싶었지만, 본디부터 내재되어 있던 고통의 붉은 기억을 부여잡고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