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전이 땡겨서 교보 들러 샀다.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갖고 싶다. 가격이 매우 높다. 고민된다. 역시 비빌 덴 할부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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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ま集合的無意識を、 (ハヤカワ文庫JA) (文庫)
칸바야시 쵸헤이 / 早川書房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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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합적 무의식을,> 약간 번역
칸바야시 초헤이, 2013 발간



인류는 의식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나의 의식이 아니며 나의 무의식도 아니다. 아직, 현재까지는.
그 사실을 눈치챈 건 내가 몰래 하고 있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하나인 <사에즈리(‘지저귐’. 모델은 트위터)>의 타임라인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들이 고속으로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쭉쭉 미끄러져 내리는 각 발언들을 멈춰 읽을 수가 없었다. 노도처럼,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오는 대량의 문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여 화면을 들여다보았으나, 짚이는 데가 없었다. 나는 인터넷 게시판과 SNS나 블로그 등에서 이른바 개인이 정보를 발신하거나 대답하거나 하는 수단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관해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정도는 짐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난동질’이라는 걸까? 대처 방법을 모르겠다.
평소 버릇대로 휴대전화를 들고 편집자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그만두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작가가 의지할 데는 예로부터 담당편집자밖에 없는 법이라지만, 내가 <사에즈리>를 한다는 걸 내 담당은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 이전에 담당이 열렬히 추천해줬으나 단연히 거절한 적 있었다. 그런 거에 흥미 없다면서 말이다. 그 이후 비밀리에 시작했다고는 도저히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사에즈리>를 시작한 계기는 3·11 지진이었다. 지진 직후 피난지와 연락하는 데 전화도 휴대전화도 거의 쓸모가 없었다고 한다. 그 와중 인터넷만은 연결되었고, 특히 <사에즈리>가 안정적인 확인과 지원 요청에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뉴스를 들었기에, 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나도 실제로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에는 여전히 흥미가 없었지만. 나는 무언가를 지저귈 마음도 안 들었고, 다른 사람에게 딱히 들려주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나, 남은 남.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흥미 없었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일일이 세간에 대고 보고하는 감성을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실제를 가까이 체험해보고 싶다는 흥미가 강했다.
역시 인터넷, 뭘 어떻게 중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단 연결은 되는 것, 그런 목적으로 개발한 통신수단이야, 원래는 군용으로 상정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겠지, 그것이 요전 같은 비상시에 위력을 발휘한 거고, 무관심하기만 한 채로 있기엔 아까워――라는 생각의 흐름이었다.
나는 30년 이상 SF를 써 온 작가다. 연대적으로는 ‘최후의 육필 작가’ 세대가 된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존재를 공기처럼 느낄 현재의 젊은 작가들에게는, 원고를 손으로 쓴다는 일의 의미란 설명을 들어도 전혀 실감 나지 않겠지. 퇴고할 때마다 지우고 적고 하며 원고가 지저분해지고, 결국 수정투성이가 되어 글 쓴 자신조차 본문을 못 읽게 되곤 새 원고지를 처음부터 다시 쓰는 둥 하는데, 워드 프로세서의 출현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당시 ‘워프로’라 하면 독립된 하드웨어, 퍼스털 컴퓨터 같은 머신으로 존재하고 있엇다. 나도 예전에 널리 보급되어 염가로 팔던, 노트북과 닮은 워프로를 사서 시험해본 적 있었다. 그러나 너무 쓰기 불편하여 자주 쓰지는 못했다. 육필에서 키보드로 완전히 이행한 건 94년에 매킨토시를 손에 넣고 모니터 화면에서 세로쓰기가 가능한 소프트가 도입되었을 때부터다. 동년배 SF 작가 중에서 비교적 늦게까지 육필 원고를 고수한 편이리라. 지금은 원고지에 펜으로 쓰려는 생각은 안 하지만, 휴대전화 메일을 엄지손가락 하나로 쓰는 데에는 아직 스트레스를 받는 인간이다. 털어놓자면, 실은 휴대전화도 최근에 와서야 겨우 쓰기 시작했다. 세상은 이미 스마트폰의 시대인데 말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용어도 아내에게서 배웠다. 아내는 일 관계로 스마트폰이 꼭 필요했기에, OS를 항상 부지런히 최신 버전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나는 OS를 갱신해서 뭐가 편리해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말하자면 나는 현재 점점 진화해 가는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그 내용에 관해 완전히 어둡다. 내 일이지만 이래 놓고 잘도 SF를 쓴다. 하지만 실은 그런 수단 없이 할 수 없는 일에 종사할 생각은 없기에, 최신 기종을 잘 다루지 못하는 데 딱히 초조감이나 열등감을 품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제일선에서 싸우는 것은 젊은 작가들의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승패나 점수는 모르겠지만 전력으로 싸워 왔다. 예전부터 인생은 쉰까지, 그 이후는 여생이라고 생각해 왔고, 지금은 환갑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장에서 조금 떨어져서 좀 높은 곳에서 그 현장을 바라본다 해도 무슨 벌이 떨어지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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プリズム (ハヤカワ文庫JA) (文庫)
칸바야시 쵸헤이 / 早川書房 / 198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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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히로타카에서 시작한 신나는 독서여행이 이윽고 칸바야시 초헤이의 1986년 문고본 <프리즘>으로 귀착. 연작단편집인데 첫 단편의 발표년도는 1983년이다. 슈퍼컴퓨터로 모든 것이 제어되는 ‘부유도시‘와 그 제어체 ‘부유도시제어체‘를 둘러싸고, 제어체에 인식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듯싶다가...... ‘색‘의 마왕과 마장군들의 상계, 중간계, 하계를 오가는 장대한 판타지로 전개되다가, 중년의 가슴아픈 러브스토리로 귀결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도대체 뭘 본 거지?!‘ 계열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위처럼 되지만, 테마가 무엇인지를 얘기하자면 좀 더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칸바야시 초헤이는 ‘언어‘와 지성, 우주, 인간, 인간외, 세계 등등과의 관계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내서, 그것을 하나의 테마로 수렴하는 게 아니라 변주/확장하여 전개해 나가는 스타일을 쓰는 것 같다. 결국 ‘내가 도대체 지금 뭘 본거지?!‘가 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내포한 스타일이지만, 나는 이것도 좋다.

아니 그보다 이게 첫 발표가 83년도라고?! 요즘 나왔다고 해도 믿을 거 같은데. 슈퍼컴퓨터에 대한 약간 낡은 듯한 관점이나 고리타분한 젠더관념만 신식으로 바꿔버리면 누구도 80년대초반의 작품이라고 생각지 못할 거 같다. 괴작이라면 괴작, 수작이라면 수작. 대작이라면 대작.

토비 히로타카가 미즈미 료의 <마인드 이터>와 함께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꼽은 작품. 여기에 노아 아즈사의 <흉천사>를 더하면 토비의 올 타임 베스트3가 된다.

이제 칸바야시 초헤이의 데뷔 단행본 <여우와 춤춰라>랑, 초기작품집 <언어술사>를 병행해서 읽을 예정. <언어술사>중 동명 타이틀의 단편은 이전에 보고 머엉했던 적 있는데, 다시 한 번 읽고 좀더 확실하게 칸바야시 월드를 파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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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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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스토리텔링 기술이 다해먹었습니다. 이걸로 쓰지무라 미즈키 주가가 올라가서 <얼음 고래>같은 절판작도 재간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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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1~2 세트 - 전2권 (리커버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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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게 리커버가 나왔네 어쩌냐 정말 ㅋㅋㅋ 사기는 뭐하고 안 사면 후회할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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