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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책을 읽는 동안 언제 걷힐 지 모를 옅은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지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풍경 속을 계속 걷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 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현재의 '그'는 어디에도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애써 찾은 기억의 파편들이 과연 자신의 것인지 조차 확인할 수 없어서 무엇에 대해 기뻐하고, 슬퍼해야 하는 지,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 지 몰라 해매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내 삶을 다시 생각하는 요즘 이 소설은 무척 공감이 갔다.
과거를 기억하는 나 조차도 기억 속의 내 모습은 조작된 허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시간을 잃어버린 삶을 사는 사람에게 현재의 삶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지...
자신이 누구인 지를 고민할 수 있을 지...
잃어버린 시간은 미래의 시간마저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