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주인인줄 착각하는 노예’에서 벗어났을까?
책이 얆다.그래서 얕봤다.그런데... 무겁다.직장 생활을 하며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고, 그 과제를 잘 마무리했음에도도 허기가 졌다.혹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 괜찮은 능력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며 나를 채찍질하고잘해내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며 열심히 일했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나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나의 실수나 부족한 면에 대해서 스스로 자책도 했다. 대충 살지 않았는데도 내가 한 일들을 돌아보면 얼굴이 빨개질 때도 많았다. 그리고 지쳐가는 나를 보며 계속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을 문제삼기 보다 내 나이를 탓했었다.좀 더 잘 할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까지. 그런데 `왜 난 열심히 살고 있고, 일에 투자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는데도 내가 한 일에 대해 더 아쉬워하고, 나를 자책하는 걸까?`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런 의문을 품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저 이 모든 고민과 자책은 나의 발전을 위한 것이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가 말해주었다.네가 우울한 이유는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긍정성 때문이라고.`아~~~~~~~~!!!` 뭔가로 머리를 맞은 느낌?더 이상 나의 적은 나를 지배하는 그 누군가가 아니라 `나`라고!!!성과주체로서 나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나는 열심히 무언가를 수행하면 할수록 계속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는...그리고 나의 에너지는 소진될 것이라고. 마음이 무거워진다.저자의 글이 너무나 설득력있어서 슬프다.넌 뭐든 잘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우는게 알고보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니.난 이제 삶에 대해 어떤 태도로 살아야하는 걸까?어쩌면 내가 강신주씨가 말한 `주인인줄 착각하는 노예`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멍청한 짓을 하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니.성과를 강조하는 사회에서 주체적이라고 믿었던 내 삶은 주체적이지 못했단 말인데... 책은 얇았다.하지만 앞으로의 고민은 더 많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