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소설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뭐랄까? 일종의 죄책감이라고 할까?

시대의 아픔 속을 두려움없이 지나온 사람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의 소설을 단순한 허구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런 글을 읽으며 함께 하지도 이 굴레를 벗어나지도 못하는 나에 대한 실망감과 무거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두려움을 경험해야 하는게 싫었다.

어쩌면 그런 이유조차도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정말 용기내어 읽었다. 용기낸다라는 표현이 우습지만, 내겐 용기였다.

마지막엔 눈물이 났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싸우고, 평생 양심을 저버렸다는 이유로 폐인처럼 살야했던 사람들과 한평짜리 독방에서 짐승처럼 살아야 했던 정치범들의 이야기에도 끄떡 없었는데, 결국 눈물이 흐르고야 말았다.

먼 이국 땅에서 조차도 자신을 둘러싼 아픔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윤희와 온몸으로 부정한 세상을 거부하며 살았지만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는 현우를 보며 결국 역사의 흐름에서 나 개인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연 그들의 아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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