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클라우디아 슈라이버 지음, 임정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1. 살인? 행복한 죽음?

재미있었나? 가슴이 아팠나?    

유쾌하게 읽었으나 가슴 밑바닥에 아리한 느낌이 남아있다. 

엠마가 막스를 죽였다. 그를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왔다.

돼지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공포를 두려워한다고 믿었던 엠마. 돼지는 엠마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는 순간 날카로운 칼에 목을 찔린다. 막스도 돼지처럼 행복하게 죽었다. 

그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앞서기 보다 엠마의 슬픔이 먼저 느껴졌다.  

2. 사랑 

사랑은 무조건 주는걸까,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으며? 엠마는 막스에게 행복한 죽음을 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내 손으로 보내야 하는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막스는 가장 자연적인 삶을 사는 엠마를 만나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지만, 엠마도 막스의 사랑을 통해 자신을 짓누르고 있었던 어린시절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사랑 덕분에 둘은 모두 행복했으므로 뭔가를 받을 것을 기대하진 않았으나 서로는 이미 많은 것을 받은 셈이다. 

3. 엠마 

그녀는 특별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설정상 무지하게 억지스러울 것 같은데, 무엇하나 억지로 이루려고 하지 않는다.   

막스나 한스에게 굳이 자신을 숨기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꾸미려고 할 수록 그녀는 어색하다. 

돼지를 사랑하지만 도살은 그녀의 직업이며, 막스 앞에서 돼지를 도살하고, 닭의 목을 내리칠 때도 그녀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당하다. 

막스에 대한 감정을 애써 숨기지도 않으며, 그의 병이 깊어짐을 알면서도 굳이 그에게 캐묻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삶이 특히 아름답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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