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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전집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박정임 옮김 / 너머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시간이 흘러도 항상 마음에 담아두는 약속이 있다.
나에게는 2009년에 쓴 <기차>를 테마로 한 짧은 에세이가 그렇다.
등단한지 얼마 안 돼, 문학에 대한 나의 애잔한 첫사랑을 담아 쓴 글이었다.
혹은 내가 앞으로 걸어야 할 문학의 지도를 마음의 껍질 안쪽에 새겨놓은 다짐이기도 했다.
오랜 만에 웹에서 그 기사를 다시 찾아보았다.

이 짧은 에세이에는(이는 일종의 다짐이기도 하는데),
내 영혼의 스승으로써 미야자와 겐지에 대한 헌사가 적혀 있다.
본래 시인이 되고자 했으나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나는,
얼마 전에 쓴 단편소설에, 미야자와 겐지에 대한 나의 고마움을 시로 적어보았다.
일종의 오마주인 셈이다.
<2012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단편에 액자시의 형식으로 적은
그 시를 옮겨둔다.

P.S.
그러니까, 인생은, 일종의 편도여행이다.
그러니 이 여행에서, 난 가급적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렇게 만난 사람 중에 한 사람, 미야자와 겐지다.
그 사람의 전집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사실 진작 나왔어야 할 일이다.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전집을 출간해주신 출판사와 수고해주신 번역자님께 고마울 뿐이다.
전집은 2013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작품집 5권, 그리고 에세이 2권 정도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개인적으로 겐지를 생각하면,
등단해서 첫번째 청탁받은 원고를 쓰고자 할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순간의 순수했던 다짐을 잊지 않고 싶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첫사랑 같은 약속이다.
인생의 편도여행에서, 겐지와 같은 사람을 더 만나고 싶다.
그게 이 지구에서 태어난 보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