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김이삭 지음 / 래빗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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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던 여자가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외딴곳으로 거처를 옮긴다.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추스르려던 여자에게 고택에 머물 기회가 주어진다.

99칸의 고택, 곳곳에 CCTV가 다른 사람의 침입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주는 곳.

그러나 CCTV에도 잡히지 않는 뭔가가 자꾸 여자의 신경을 거스른다.

귀신이 등장하지만 귀신스럽지 않고

불쌍하게 죽은 거 같지만 다 네 탓이지.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 <성주 단지>

본관은 야자 금지.

닫힌 문을 절대 함부로 열지 말 것.

광명고에 전해지는 본관 괴담.

광명고는 1, 2학년은 야자를 해도 본관에 자리 잡은 고3은 야자를 못하는 학교다.

본관에는 열면 안 되는 문이 있다.

그러나 호기심을 참지 못해 하지 말라는 짓을 꼭 하고야 마는 아이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예원, 정원, 아영이다.

열지 말라는 문을 열어 버린 아이들은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데...

하지말라면 하지 마라. 제발!

교칙에도 적혀 있는데 왜 굳이 그런 짓을 하는 거니?

근데..

예전에 돌아온 애는 정말 그 문을 들어갔던 애가 맞니?

어째 수상하다! <야자 중 xx 금지>

서방만 얻으면 바로 청상과부가 되어 버리는 옹녀.

우연히 늑대 인간으로 변하는 변강쇠를 만나 백 년 해로를 꿈꾸지만 강쇠를 잡으러 끈질기게 달라붙는 자가 있었으니...

옹녀와 변강쇠의 트와일라잇을 보는 느낌~ <낭인전>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할머니의 고향에 내려온 서율.

어릴 때부터 검술을 배워 웬만한 강심장도 울고 갈 여장부 서율,

가옥을 사고파는 집주릅이 가업이었기에 서율은 웬만한 풍수는 볼 수 있다.

할머니의 옛집은 모든 기가 사랑채에 모여 있고, 모든 안 좋은 기는 별당에 모여있다.

하지만 이상하게 할머니는 별당에 머물길 고집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풀각시를 만들면서 서율에게 말한다.




"언니, 이건 내가 언니를 위해서 쓸게. 언니도 그렇게 해줬잖아. 나 그거 안 잊었어."




할머니의 과거에 있던 언니는 누구일까?

어느 날 하인들이 집 청소를 하다 느릅나무 밑에 묻힌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서책과 함께 풀각시가 담겨 있었다.

그 서책은 할머니가 언니라 부른 사람의 일기 같은 거였다.

가문의 액운을 막아주는 별당 여아.

늙은이의 기력 회복을 위해서 동첩으로 보내지는 여아들...

이런 지긋지긋한 일들은 누구 머리에서 나왔을까? 궁금했던 <풀각시>

천주교인 박해로 깊은 산속에 숨어 살아야 했던 사람들.

그곳에서 자란 나는 처음으로 고해성사를 한다.

나, 이런 고해성사 처음이다.

고해성사 듣던 신부님의 끝은?

와! 이 이야기 어떻게 끝날까? 궁금했었는데 그렇게 끝나네...

이 이야기 영화로 만들어졌음 좋겠다. 싶었던 <교우촌>

서늘한 5편의 이야기 안에는 '여성'이 있다.

어느 이야기에나 여성이 있지만 이 괴담 속 여성들은 살짝 다르다.

그래서 그녀들의 다양한 버전을 응원하게 된다.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는 그녀들의 간담 서늘한 이야기.

제목처럼 천지신명 지긋지긋하게 여자들 말 안 듣지!

여자들을 가둬두기만 했던 시대는 과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여자들을 가두는 무언의 압력들이 널려있다.

그 틀을 깨는 인물들이 많아질수록 현실의 여자들도 용기를 얻을 거 같다.

깨버린 틀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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