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법정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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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인간에 가장 가까운 생명체입니다. 안드로이드가 자연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 전 읽은 웹툰 [데이빗]을 읽은 탓에 이 안드로이드의 이야기가 새삼 더 각인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우리 주변엔 무인 가게가 점점 늘어나고, 로봇이 서빙을 하는 음식점도 생기고 있다.

이 안드로이드의 이야기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윤리의 잣대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DNA를 복제해서 만든 안드로이드 아오.

그 아오에게 묘한 동질감과 함께 질투와 시기와 경이로움을 같이 느끼는 한시로.

애인과 아로에게 애정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고 거기에서 쾌감을 느꼈던 한시로는 그 안드로이드에게 살해당한다.

 

한시로가 불법으로 장착한 의식생성기를 단 이후 아로는 몰랐던 감정이 생기고 자신의 처지를 답답해한다.

시로가 없을 때는 수면모드로 있어야 하지만 아로는 깨어나 한시로 몰래 외출도 하면서 인간 세상에 대한 학습을 한다.

그러면서 한순간 자신이 한시로라고 착각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이 일은 누구의 잘못인 걸까?

 

 

인간 세상을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의 DNA로 탄생한 안드로이드.

비록 생식기는 없지만 인간의 애정행위까지도 학습하게 된 아오는 어느 날 시로와 미나의 모습을 보고 한순간 분노한다.

자신을 어느덧 한시로와 동일시하게 된 안드로이드 아오는 폐기될 처지에 맞서 변호사 윤표의 도움으로 재판을 신청한다.

 

 

이런 세상이 내 생에 온다면

그래서 내가 이 재판을 직접 보게 된다면

나는 어느 편에 서게 될까?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죽였으니 즉시 폐기처분해야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안드로이드지만 의식을 가졌고 인간의 DNA로 만들어졌으니 정당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인간의 언어를 할 줄 알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행동하고 자신을 인간으로 생각했던 돼지 데이빗과 아로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

 

 

 

"이건 제 일일뿐만 아니라 동물들, 마음을 가진 안드로이드,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호 변호사님의 동물과 안드로이드의 해방에 대한 입장에도 공감합니다."

 

 

안드로이들과 동물들을 대변하는 해방전선이 등장하고 그들의 세력에 점점 커가는 상황에서

아로의 재판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재판이 되어가고, 그 결과에 따른 파장이 인간계와 그 외 생물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을 우려한 목소리들이 있다.

과연 재판은 어떤 판결로 귀결될까?

 

 

미래의 일을 뭐 벌써 생각하냐고 할 수도 있다.

어쩜 우리 생애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이야기는 비단 안드로이드에 대한 SF 소설이 아니다.

인간의 법정은 말 그대로 그저 인간의 법정일 뿐이다.

 

 

인간의 법정에선

인한 대 그 어떤 생물이라도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거 같다.

인간이 만든 법은 언제나 인간이 우선이니까.

AI가 판사가 된 세상에서도 말이다.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참사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몫일까?

인간은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이 거의 전무하다는 걸 그들은 알까?

 

 

지금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것이

그저 반가웠다.

 

 

복잡한 듯 보여도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은 저 미래보다는 훨씬 단순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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