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결함 2
이치은 지음 / 픽션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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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두는 아로프는 할머니에게 매번 진다.

단계를 높여도 할머니에게 매번 지는 아로프.

하지만 '나'에게는 간단하게 이겨버리는 아로프.

아로프가 할머니에게 지는 이유가 뭘까?

턴테이블의 회전수를 측정하는 로봇 엠마는 왜 자살했을까?

배우를 닮은 경찰 로봇 포그는 어째서 일 년에 며칠은 잠수를 타는 걸까?

성당의 복사를 하고 싶었던 로봇 바심

3D 프린트로 종달새만 복사하듯 만들던 종달새 53호가 나에게 만들어 준 것은?

이 각각의 로봇의 이름엔 우리가 알면 놀랄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치은 작가는 이 아주 짧은 이야기에 아주 심오한 치장을 해놨다.

읽으면서 작가의 영리함과 기발함에 감탄을 했다.

로봇 이름에 담긴 사연(?)을 알고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더 많은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이야기를 읽고 내 안의 무언가가 자극되었다면 그 이야기는 성공한 이야기다.

2020년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배웠고

인간은 거리 두기만큼의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의 바쁜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달라지는 세상 앞에서 인간으로 남을 건지 다시 로봇화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절이다.

이 로봇의 결함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이런 거 같다.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라.

그동안 인간은 기계처럼 살았다.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으니까.

로봇의 결함은

인간의 결함과도 같다.

로봇을 빙자한 인간의 결함을 이치은 작가는 고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는 해답이 없다.

그 해답은 이제 우리가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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