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시마제작소는 연간 500억 엔의 이윤을 내는 중소기업이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입지를 다져온 회사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미국 발 경제 위기로 인해 타격을 입은 일본 경제도 여기저기서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막강한 영업력과 자본으로 밀어붙이는 경쟁사 미쯔와가 후려치는 가격으로 아오시마의 숨통을 조인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유한 미쯔와 때문에 사면초가인 아오시마제작소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그리고 아오시마에겐 연패를 자랑하는 연간 3억 엔의 비용이 드는 야구팀이 있다.
존폐의 위기에 놓인 야구팀은 얼마 전 감독이 사표를 내고, 투수와 4번 타자를 데리고 미쯔와 전기로 이적해버리고 말았다.
그 자리에 고등학교 야구 감독이었던 다이도가 오고, 선발 선수들을 베테랑들을 빼고 신입들로 채운다.
회사와 야구팀은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다.
과연 이들에게 희망이 있을까?
이케이도 준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이름만 알고 있는 작가였다.
기업 소설의 대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 작가의 필력이 참 담백하다.
그 담백함으로 이야기하는 곳곳에 인간에 대한 기본적 배려가 담겨 있어서 뭉클했다.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어떤 리더를 두었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의 생사는 달라진다.
사장으로서의 호소카와의 고뇌와 어떻게 해서든 공정하게 구조조정에 임하려는 중간 간부 미카미의 모습은 냉정한 기업인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들의 어깨엔 많은 이들의 삶이 올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그런 칼자루를 자신을 위해 휘두른다. 반도 같은 사람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모든 걸 희생시키는 쪽으로 밀고 가지만 호소카와는 모두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려고 노력한다.
겉으로만 보면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존폐 위기의 야구팀과 작은 기업의 모습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