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함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고만고만한 두려움과, 고만고만한 걱정과, 고만고만한 고민들을 움켜쥐고 사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는 걸 알게 되는 반가움
때문이다.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생각의 단상들이 삶에 있어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걸 이런 에세이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느낀 게
된다.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이 에세이에 담긴 내용이 좋은 이유는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잘 이야기해주어서다.
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고대하는 미래가 늘 없는 것과도 같다.
매일매일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니까.
오늘도 내일도 늘 준비만 하다가 끝나가는 인생이 될 것이다.
먹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고
주고 싶고
가고 싶고
하는 이 모든 걸 언제나 여유 있는 미래로 미루고
지금 당장은 그 여유 있는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애써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 사는 우리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생각만 하는 미래로 끝날지 모른다.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임으로.
직접
그린 만화가 간간이 들어 있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참 소소한 행복을 깨닫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삼십 대
작가의 이야기는 오로지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고 있는 내 마음이 넉넉해진다.
나는
작가보다 먼저 삼십 대를 지나온 사람이지만 작가보다 조금 더 아둥바둥하는 마음으로 지나왔던 거
같다.
여유
있는 나이에서 바라보는 다른 삼십 대의 삶과 생각이 나 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서 반성하게 됐다.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엄청난
고난이나, 굉장한 슬픔을 딛고 일어난 것도 아니지만
우리
모두의 삶이 다 고만고만하다면 모두 작가와 같은 생각들을 한 번쯤을 했을 것이다.
온전히
나를 들여다보고
내
생각과 내 발걸음에 맞춰서 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엔 온기가 있다.
남의
생각과 남의 시선에 아등바등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절대 찾을 수 없는.
쉼의 순기능이 한 가지가 더 있었으니, 무료하게 지내는 동안 알게 됐다. 그전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더는 내게 중요하지 않음을. 이를테면 다른 사람과 속도를 맞추어 사는 것, 남과 비슷하게 사는 것,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가지는
것.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남한테
맞추지 말고 내 발걸음과 내 호흡으로 살아가면
미래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겠지.
늘 뭔가
배우려는 호기심을 지니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님
만화 나오길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