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함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가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고만고만한 두려움과, 고만고만한 걱정과, 고만고만한 고민들을 움켜쥐고 사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는 걸 알게 되는 반가움
때문이다.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생각의 단상들이 삶에 있어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걸 이런 에세이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느낀 게
된다.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이 에세이에 담긴 내용이 좋은 이유는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잘 이야기해주어서다.
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고대하는 미래가 늘 없는 것과도 같다.
매일매일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니까.
오늘도 내일도 늘 준비만 하다가 끝나가는 인생이 될 것이다.
먹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고
주고 싶고
가고 싶고
하는 이 모든 걸 언제나 여유 있는 미래로 미루고
지금 당장은 그 여유 있는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애써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 사는 우리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생각만 하는 미래로 끝날지 모른다.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임으로.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124/pimg_7368641352365739.jpg)
직접
그린 만화가 간간이 들어 있다.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참 소소한 행복을 깨닫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삼십 대
작가의 이야기는 오로지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고 있는 내 마음이 넉넉해진다.
나는
작가보다 먼저 삼십 대를 지나온 사람이지만 작가보다 조금 더 아둥바둥하는 마음으로 지나왔던 거
같다.
여유
있는 나이에서 바라보는 다른 삼십 대의 삶과 생각이 나 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서 반성하게 됐다.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엄청난
고난이나, 굉장한 슬픔을 딛고 일어난 것도 아니지만
우리
모두의 삶이 다 고만고만하다면 모두 작가와 같은 생각들을 한 번쯤을 했을 것이다.
온전히
나를 들여다보고
내
생각과 내 발걸음에 맞춰서 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엔 온기가 있다.
남의
생각과 남의 시선에 아등바등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절대 찾을 수 없는.
쉼의 순기능이 한 가지가 더 있었으니, 무료하게 지내는 동안 알게 됐다. 그전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더는 내게 중요하지 않음을. 이를테면 다른 사람과 속도를 맞추어 사는 것, 남과 비슷하게 사는 것,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가지는
것.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남한테
맞추지 말고 내 발걸음과 내 호흡으로 살아가면
미래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겠지.
늘 뭔가
배우려는 호기심을 지니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작가님
만화 나오길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