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쓰면서 장사가 잘 되자 그의 면전에서 그를 물건 파는 기계 취급하며 못생겼다고 한국말로 그의 칭찬
아닌 칭찬을 늘어놓는 아빠의 모습이 어린 준 이에겐 못되게 보였지만 어른이 된 준이는 그때의 아빠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페들타운의 사람들을 이어준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놀랍도록 서로를 이해하는 수준이랄까?
12살 소년의 시선으로 보아지는 이야기는 객관적이고 따스하며 유머러스하다.
억지로 웃기려 작정을 한 것 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서로의 다름이 빛을 발한다고 할까?
페들러스 타운엔 정스런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거 같다.
서로의 사정을 보살피며, 가끔 서로의 민낯을 보게 되지만 기본적인 존중을 가지고 서로를 대했던 그때 그
사람들.
이제 허물어져서 흔적도 남지 않은 곳을 바라보며 어른이 된 준이와 수는 그곳에서의 추억을 회상한다.
그곳은 그들에게 또 다른 고향이었다.
처음 낯선 나라에 발을 디디고 자신들의 터전인 이곳에서 모든 걸 스스로 극복해가야 했던 고달픈 이민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관심과 이해와 존중과 삶을 선사했던 곳 페들러스 타운.
그때 그 어른들은 이제 그곳에 없지만 준이와 수의 마음속엔 살아있으리라 믿는다.
모처럼
고달프면서도 서럽고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훈훈하고 따스하게 버무린 이야기로 읽었다.
그래서인지 마음속에 온기가 퍼지는 느낌이다.
수와 준이 잘 자라주었다는 느낌과 페들러스타운을 다시 찾는 그들의 발걸음에서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소리 없는 따스함이 책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이다.
지긋지긋했던 곳이라면 고향이라도 두 번 다시 찾지 않았을 것이 사람 마음이라.
그곳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에 발걸음을 한 어른이 된 두 아이의 추억이 그만큼 따스했으리라 믿는다.
균형 잡힌 이야기들에 마음이 끌린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되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