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듣는다
박경전 지음, 박은명 그림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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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소개에는 <그래도 잘한 일이 있다면 원불교 교무> 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원불교의 가르침이 담겨있기도 해서 교리서인가 싶기도 했고

시집인가 싶기도, 산문집인가 싶기도 했다. 이 책의 정체성을 알고 책을 읽고자

책 소개를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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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듣는다』는 수도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이다. 그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도움말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원불교 성직자이다. 그렇다고 원불교 교도를 위한 책은 아니다. 무교여도 좋고 타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이어도 좋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다 읽고 라면 받침으로 써도 좋다. 그렇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 책의 소명은 다 이룬 것이다. 물론 이렇게 비싸고 볼품없는 라면 받침대는 환영받지 못 할 것이다. 자기계발 책이라고 해도 좋다. 삶의 지혜에 관한 에세이라고 해도 좋다. 원불교를 이해하는 책이라고 해도 좋다. 불교서적이라 해도 좋다. 종교에 관한 책이라고 해도 좋다. 어쨌든, 무엇으로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도움이라니! 세상에! 이래서 성직자들은 다 사기꾼들이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다정한 책, 이것이 바로 책의 본질이었다.

요즘은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간에 이기심이 늘어가고, 개인주의가 늘어가는 때에

나 스스로를 잘 다스려야 타인을 배려할 수 있을텐데 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이 쉽지 않아서

한숨을 푹푹 내쉬던 떄였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지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지면서 더욱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문장마다, 34편의 글마다 살면서 잊기 쉬운, 놓치기 쉬운 메시지들이 담겨 있어서

'지난 날의 나는 어떘었나',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삶의 지혜를 더해주기도 한다.

사실 나는 타종교에 대한 알게 모르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그 선입견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

모든 종교는 선과 지혜를 담고 있고, 나눔으로서 우리 사는 세상이 밝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저자께서도 그 마음으로 이 글을 쓰셨겠지?

위로가 필요한 날, 내가 한 행동과 말에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 혼자 있는 것만 같을 때

이 책을 펼치면 참 다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107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읽는 동안 내게 가장 좋았던 한 편의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살아가는 내내 좋은 사람들과 맺어가는 다정하고 인연이 중요함을 나이가 먹으면서 계속 느끼게 된다. 어릴 적 친구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사회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얼마나 귀한 인연이지. 또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참된 인연을 만나는 일 또한 큰 숙제이다. 내게도 언젠가 참 다정하고 따뜻하고 연인이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다시 읽어본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다정한 책, 이것이 바로 책의 본질이었다.

요즘은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간에 이기심이 늘어가고, 개인주의가 늘어가는 때에

나 스스로를 잘 다스려야 타인을 배려할 수 있을텐데 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이 쉽지 않아서

한숨을 푹푹 내쉬던 떄였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지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지면서 더욱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문장마다, 34편의 글마다 살면서 잊기 쉬운, 놓치기 쉬운 메시지들이 담겨 있어서

'지난 날의 나는 어떘었나',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삶의 지혜를 더해주기도 한다.

사실 나는 타종교에 대한 알게 모르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그 선입견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

모든 종교는 선과 지혜를 담고 있고, 나눔으로서 우리 사는 세상이 밝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저자께서도 그 마음으로 이 글을 쓰셨겠지?

위로가 필요한 날, 내가 한 행동과 말에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 혼자 있는 것만 같을 때

이 책을 펼치면 참 다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107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읽는 동안 내게 가장 좋았던 한 편의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살아가는 내내 좋은 사람들과 맺어가는 다정하고 인연이 중요함을 나이가 먹으면서 계속 느끼게 된다. 어릴 적 친구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사회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얼마나 귀한 인연, 또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참된 인연을 만나는 일 또한 큰 숙제이.

내게도 언젠가 참 다정하고 따뜻하고 연인이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다시 읽어본다

 

--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인연은 진행형의 단어이다.

인연의 완결형 단어는 인연과(因緣果)이다.

다시 인연과는 완결형의 단어이자 진행형의 단어이다.

因을 심고 緣을 만나 결果를 얻는다.

그리고 결과는 다시 인이 된다.

우리는 인을 심고 연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다림은 조급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과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하다.

과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인과 연의 작용으로 인한 결과이다.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인이다.

어떤 인을 심을 것인가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연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기르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곘다고 했다.

그것이 인을 심는 자의 자세이다.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인을 심는 일에 집중하고 주의하겠다는 말이다.

나는 지금 여기서 은혜의 나무를 심겠다.

은혜의 인을 꼭 심겠다.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p.52~53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

좋은 인연이 더 많이 생기기를, 그대들에게도 다정한 인연들이 알알이 맺히기를 바라며

인연의 사과나무를 심으시기를_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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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을 용기 - 우치다 타츠루의 교육론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에듀니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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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으로 교육직에 종사하는 교사는 아니지만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내 욕심에 우다다다- 나 혼자 이야기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수업때마다 고개 숙이고 지루해하는 아이들만 보면

내가 지금 뭘하는 걸까? 한심한 생각이 들고야 만다. 그럴 때, 이 문장을 만났다.

 

모든 것에 감각이 최대화된 상태가 오픈 마인드 입니다.

배우는 자세라는 건 기본적으로 오픈 마인드 입니다.

감각이 전방위로 열려야 합니다.

모든 것에 감각이 최대화된 상태가 오픈 마인드 입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수업이 중단 되었지만

5월, 6월로 접어들어 새로운 수업이 개설되면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고,

지루하게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오감을 열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일 계기를 찾으려

지금부터 고민해봐야겠다.

강사로서 완벽하진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로서

완벽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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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창 - 제주4.3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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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꽃들이 만개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거리를 지나게 되지만,

발길을 뒤로 돌리면 가슴 아픔과 눈물이 맺히는 날이기도 하다.

제주 4.3 사건, 4.16 세월호 사건, 4,19 항쟁.. 그리고 미처 기록되지 못 했을 역사의 자국들.

그 날 피맺힌, 한 서린 날들 중 제주에서 일어났던 "4.3 사건"을 『빛창』을 통해서 만나보았다.

부끄럽게도 사실 4.3 사건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했다.

아이가 마차에 치여 분노한 제주도민들이 일어난 봉기 정도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4.3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가슴을 치게 되고. 눈물짓게 되고.

이미 억겁의 시간이 쌓여 4월 3일, 제주에 핏빛꽃으로 물들었다는 것을 여태껏 몰랐던 무지했던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만화로 그려져 있어 인물들의 표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뇌리에 박혀 더욱 가슴이 아리고

이자한 그 자는 너무 악독하게 생겨 보는 것만으로 치기가 올라왔다.

 

 

제주도 일본의 칼과 총아래 숨죽여 살아가는 도시였다. 목숨걸고 물질을 하지만 그 값도 제대로 못받는 등 

해녀들의 삶이 여러운 때에 소녀들이 칼과 총, 무엇보다 악랄한 일제의 탄압 앞에 앞장 섰다. 작지만 강한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고 물질을 좋아하고, 동료를 사랑하는 소녀들은

이제 다 자라 성인이 되었고 련화는 두 아이의 어미가 되었다. 해방은 되었고, 일본은 항복했지만

여전히 제주는 퍽퍽했다. 빨갱이 세력을 척살하겠다는 서북청년회의 행동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악랄했다. 사소한 일에도 빨갱이라며 몰아세우고,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방망이질에 또다시 핏빛 물이 드는 제주였다. 그 가운데, 아이들의 나의 부모를 따라 동맹 파업을 하고, 앞장서서 제주 수호 활동을 시작한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가도 다시 펼쳐 또 읽고 또 읽고, 또 읽었다.

제주 도민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를 때까지 모르고 살았다는게 부끄러워서. 제주도는 그저 관광지이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휴식처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한심해서.  나는 대구(경상도)에 사는 사람이라서 사실 잘 몰랐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쓰린 역사 속 페이지여서. 무엇보다 4.3 사건을 바라보면서 작고 갸녀린 여성들이 앞장 선 장면이 많아서 가슴이 시큰했다. 도대체 나는 무얼 하고 있는건가.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움직일 수 있었겠는가.

총과 칼 앞에 나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아아아. 그저 그 날의 그들에게 죄송하다고. 참으로 감사하다고,

당신들이 물질로 지켜낸 제주는 이제 핏빛이 아닌 꽃물이 가득든 섬이 되었다고.

언젠가 그 섬을 방문하면 당신들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꼭 기억하겠노라고

이 밤, 그 영혼들을 기억하며 련화와 미량, 재인과 함께한 도민들을 되새기며 기도하겠습니다. 그대들의 넋이 그대들이 일궈낸 민주주의의 땅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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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CAT(유캣) 프렌즈 YOUCAT 시리즈
YOUCAT 재단 지음, 이영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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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겨울방학을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못 본지가 4개월에 접어들고 있다.

나는 교사회 소속 교리교사는 아니고, 월 1회 문학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는 청년회 소속의 재능기부 강사이다. 2019년 1학기에는 고등학생들이었고, 2학기에는 초등부를 맡았는데 고등부 아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성당에 나오지 않아서 수업자료도 못 꺼내본 채 1학기를 마쳤다. 2학기 초등부 아이들은 나를 잘 따라주어서 올해도 함께 하면서 동시를 짓는 글짓시 수업에 교리 내용을 첨가할 생각으로 교사회 선생님들께도 양해를 구하고, 조언을 얻는 중이었다. 그러다 코로나사태가 발생하게 되면서 성당에 나가는 게 불가해져서 유캣을 펼치게 되었다.

초등부 아이들은 글쓰기보다는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수업 시작기도 후에 안부인사를 나누고 "성당에 대해,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하면 아이들은 큰소리로 말한다. “미사는 시간이 너무 안 가요, 잠 오는데 신부님이랑 자꾸 눈 마주쳐서 고개 숙였어요. 하느님 눈에 안 보이는데 어디 있어요? 밥 먹기전에 기도하면 친구들이 놀려요. 배고파서 기도 안 할때가 더 많아요. 선생님은 성당 좋아요?” 작은 입에서 별의별 이야기들이 쏱아져 나온다. 그 많은 물음에 나는 답을 해주기 대신에 “그 궁금증들을 글로 적어서 풀어보자”하고 넘어가거나 내가 아는 정도의 선에서만 이야기를 해줬는데 나 스스로도 갈증이 생겼던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 또한 아이들과 별다르지 않았다. 미사 중에도 '이 성경말씀이 사실일까? 하느님의 존재와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이 사실일까? 나와 같은 인간이라면서 그는 어째서 그런 능력을 두려움없이 행했을까? 병자를 치료하면서 어깨가 으쓱거리고 ‘나 이런 사람이야하는 마음은 안 생겼을까? 죽음? 부활? 가능한 얘기인가? 천국가 지옥 그리고 연옥으로 가는 심판대에서 내가 지었던 죄가 다 리플레이 되는건가?' 이런 오만가지 생각들 하는 것 말이다. 그때마다 ’나 사실 성경 의심해.. 예수님의 기적을 의심해..'하고 고백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필사도 하고 성경통독도 하면서 신앙의 기반을 다지고자 노력하는 중이었지만 오히려 YOUCAT의 단순하지만 명확한 답을 보고 나니까 실은 내 의심이 간절한 믿음을 원하는 데서 나온 것 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도 너희들처럼 미사 중에 딴 생각도 하고, 성경도 의심하고 안 믿었었지만 선생님이 알게 된 건 말이야, 바로 이거야!" 하며 확신에 차서 즐겁게 이야기 해줄 수 있고, 아이들의 신앙에 물을 주어 쑥쑥 자랄 수 있게 도움이 되는 강사가 되고 싶어졌다. 얼른 그렇게 하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단. 지금 당장 아이들과 니눌 수 없는 아쉬움에 책장을 더기 전에 또 읽고 또 읽고 또 훑어보고 있다. 그리고 책 하단부에 성경 구절이나, 성인들의 이야기를 적어두었다가 청년들 복음 나누기 하거나 피정에서 써먹으려고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체크해 두고 있다.

 

청년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책 YOUCAT.

성당으로 달려갈 그 날이 오면 품에 꼭 안고 가야할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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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참깨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양식 1
청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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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괜스레 웃음이 난다. ‘참깨들’은 무슨 노래를 하고, 그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어느 날 하늘에서 나의 아들과 딸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표현할 일을 하기 위해 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주변은 돌로 둘러져 있고, 모양이 삐뚤삐뚤하고 나이 많은 주인을 가진 못 생긴 밭이 해보겠다며 외쳤다. 주변의 받들은 넌 너무 못 생겼다며 만류하지만 못난이 밭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자산의 뜻을 하늘에 전하고 나니, 주변의 밭들과 모든 존재들은 한 마음으로 못난이 밭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시작한다. 역시 진정으로 진심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주위에서도 격려하고 도와주는 법이다,


못난이 밭의 주인 할머니는 자식들 때문에 냉가슴을 앓았다. 엄마에게 던지는 신세한탄, 그러면 엄마는 항상 죄인이 된다. 죄인이 된다해도 자식을 향한 외사랑은 끝이 없다. 몸이 아파서 일어날 수 도 없는 고통속에서 못난 어미를 만난 자녀들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던 할마니. 그 고통속에서 문득 '나도 누군가의 딸이야.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들의 어머니이다.' 라고 되새기니 힘이 솟고,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몸을 털고 일어나서 밭으로 갔다. 여태껏 남이 심는 시기를 보고 중간쯤 따라심던 농사도 성질 고약한 아줌마에게 배워와 주도적으로 일구기 시작했다. 어쩐지 좋은 느낌이 든다.


시간이 흘러 폭우가 심하게 쏟아지던 어느 날, 밭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밭은 자신을 위해 최대한 웅크라고 밭가의 큰 돌들도 밭을 지키기위해 땅에 굳게 발을 박았다.

모두가 힘든 이 때에 참깨들의 노래가 울리기 시작한다.

'괜찮아, 우리는 할 수 있어. 위대한 힘을 가진 이가 우리에게 말했잖아. 올해는 아주 특별한 일이 있을 것이다. 그 분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셔.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거야. 괜찮아, 모두 힘을 내' 긴 장마의 끝에 사람들은 밭에서 밥상에 올릴 채소들을 뜯어가기 시작했다. 못난이 밭의 주인도 오랜만에 찾아오는 딸과 손자를 위해 밥상을 차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것이 신호였다. 참깨들의 여행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알리는 순간.


참깨는 방앗간으로 가서 기름이 되었다. 축복의 참깨로 짜낸 참기름은 방앗간 주인에게도 복을 내린 것인지 손님이 없던 가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기름은 좌판에서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할머니께로 전해진다. 삶이 팍팍학 힘든 노구의 몸. 자식들은 찾아오지도 않고 오더라도 싸우고 돌아가기 일쑤이다. 할머니는 그런 자식들에게 희망을 접고 좌판 장사를 하며 살아오셨던 것이다. 내일은 이 참기름을 팔 요량이다. 참깨들은 노래를 부르고 축복을 심는다. 아침은 오고 좌판을 펼쳤지만 손님이 오지 않는 그때에 흰색 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여인이 참기름을 사간다. 며칠이 지났다. 몸이 안 좋아 좌판을 접고 쉬고 있는데 자식들이 모두 먹거리와 웃음을 바리바리 챙겨와 담소를 나누고 기쁘게 만나고 돌아갔다. 할머니에게 참 기분좋은 추억 한페이지가 남겨진다.

자, 이제 참기름은 어디로 갔을까? 할머니에게 마수를 선사한 그녀의 어머니 집 냉장고 속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여인은 어머니가 몸과 마음, 정신이 건강해지길 바라며 지극정성을 다하였다. 다른 자녀들은 이미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자식들과 사이가 멀어진 어머니는 어느 날, 산책 후에 냉장고 속 참기름을 꺼내 비빔밥을 해먹었다. 추석이 되었고,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비빔밥을 준비하여 참기름을 맛을 보여주었고, 그 후에도 자식들과 비빔밥을 해 먹었다,

그러는 사이 자녀들과 어머니는 좋은 관계를 회복해 화목하게 지내게 되었다. 참깨들은 그제서야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알게 되었다.우리는 우리의 특별한 여정이 무엇인지 이제 깨달았어. 그것은 다름 아니라 당신의 넓고 한없는 사랑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거에요. 그것은 바로 당신의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에요. “


작은 참깨 한 알이 모여 몇 사람의 냉가슴을 달려주었는지 모른다. 축복 참깨들의 여정을 통해, 맛있는 참기름 한 병을 통해 외사랑을 하던 어머니와 툴툴거리기만 하던 자식들이 화합을 한다.


비빔밥에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이 밥을 다 포용하듯 그런 것이다.

툴툴거리기만 하느라 대화나누지 못 하고, 얼굴 붉힌 날들이 있는 사이라면 지금 당장...!

야채넣고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덜어뜨린 비빔밤을 같이 나눠먹어보자. 식사하며 그동안의 마음 속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깔깔거리며 서로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일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은 한국어판과 영문판이 실려있다. 이걸 보고 “와! 다행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참깨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들이 전하는 희망의 기운을 아이들이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면, 아이들 또한 참깨들처럼 누군가에게 기쁨을 나누고, 약자를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힘이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깨들의 노랫말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운 마음 하나하나가 다정하고 예뻐서

이야기의 여운이 가슴에 크게 새겨져서 마지막 장을 읽고 그대로 덮을 수 없어서 읽고 다시 한 번 더 읽고 언젠가 내 존재가 한없이 작게 여겨져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치게 될 것 같다. 주방에서 고소하게 퍼지는 참기름 향기에, 조물조물 무쳐 낸 나물무침 위에 뿌려진 깨들에게 말을 건네볼까? 안녕! 노래하는 참깨 친구들! 나의 식탁에 와줘서 고마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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