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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참깨들 ㅣ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양식 1
청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 괜스레 웃음이 난다. ‘참깨들’은 무슨 노래를 하고, 그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어느 날 하늘에서 나의 아들과 딸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표현할 일을 하기 위해 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주변은 돌로 둘러져 있고, 모양이 삐뚤삐뚤하고 나이 많은 주인을 가진 못 생긴 밭이 해보겠다며 외쳤다. 주변의 받들은 넌 너무 못 생겼다며 만류하지만 못난이 밭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자산의 뜻을 하늘에 전하고 나니, 주변의 밭들과 모든 존재들은 한 마음으로 못난이 밭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시작한다. 역시 진정으로 진심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주위에서도 격려하고 도와주는 법이다,
못난이 밭의 주인 할머니는 자식들 때문에 냉가슴을 앓았다. 엄마에게 던지는 신세한탄, 그러면 엄마는 항상 죄인이 된다. 죄인이 된다해도 자식을 향한 외사랑은 끝이 없다. 몸이 아파서 일어날 수 도 없는 고통속에서 못난 어미를 만난 자녀들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던 할마니. 그 고통속에서 문득 '나도 누군가의 딸이야.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들의 어머니이다.' 라고 되새기니 힘이 솟고,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몸을 털고 일어나서 밭으로 갔다. 여태껏 남이 심는 시기를 보고 중간쯤 따라심던 농사도 성질 고약한 아줌마에게 배워와 주도적으로 일구기 시작했다. 어쩐지 좋은 느낌이 든다.
시간이 흘러 폭우가 심하게 쏟아지던 어느 날, 밭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밭은 자신을 위해 최대한 웅크라고 밭가의 큰 돌들도 밭을 지키기위해 땅에 굳게 발을 박았다.
모두가 힘든 이 때에 참깨들의 노래가 울리기 시작한다.
'괜찮아, 우리는 할 수 있어. 위대한 힘을 가진 이가 우리에게 말했잖아. 올해는 아주 특별한 일이 있을 것이다. 그 분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셔.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거야. 괜찮아, 모두 힘을 내' 긴 장마의 끝에 사람들은 밭에서 밥상에 올릴 채소들을 뜯어가기 시작했다. 못난이 밭의 주인도 오랜만에 찾아오는 딸과 손자를 위해 밥상을 차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것이 신호였다. 참깨들의 여행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알리는 순간.
참깨는 방앗간으로 가서 기름이 되었다. 축복의 참깨로 짜낸 참기름은 방앗간 주인에게도 복을 내린 것인지 손님이 없던 가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기름은 좌판에서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할머니께로 전해진다. 삶이 팍팍학 힘든 노구의 몸. 자식들은 찾아오지도 않고 오더라도 싸우고 돌아가기 일쑤이다. 할머니는 그런 자식들에게 희망을 접고 좌판 장사를 하며 살아오셨던 것이다. 내일은 이 참기름을 팔 요량이다. 참깨들은 노래를 부르고 축복을 심는다. 아침은 오고 좌판을 펼쳤지만 손님이 오지 않는 그때에 흰색 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여인이 참기름을 사간다. 며칠이 지났다. 몸이 안 좋아 좌판을 접고 쉬고 있는데 자식들이 모두 먹거리와 웃음을 바리바리 챙겨와 담소를 나누고 기쁘게 만나고 돌아갔다. 할머니에게 참 기분좋은 추억 한페이지가 남겨진다.
자, 이제 참기름은 어디로 갔을까? 할머니에게 마수를 선사한 그녀의 어머니 집 냉장고 속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여인은 어머니가 몸과 마음, 정신이 건강해지길 바라며 지극정성을 다하였다. 다른 자녀들은 이미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자식들과 사이가 멀어진 어머니는 어느 날, 산책 후에 냉장고 속 참기름을 꺼내 비빔밥을 해먹었다. 추석이 되었고,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비빔밥을 준비하여 참기름을 맛을 보여주었고, 그 후에도 자식들과 비빔밥을 해 먹었다,
그러는 사이 자녀들과 어머니는 좋은 관계를 회복해 화목하게 지내게 되었다. 참깨들은 그제서야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알게 되었다.우리는 우리의 특별한 여정이 무엇인지 이제 깨달았어. 그것은 다름 아니라 당신의 넓고 한없는 사랑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거에요. 그것은 바로 당신의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에요. “
작은 참깨 한 알이 모여 몇 사람의 냉가슴을 달려주었는지 모른다. 축복 참깨들의 여정을 통해, 맛있는 참기름 한 병을 통해 외사랑을 하던 어머니와 툴툴거리기만 하던 자식들이 화합을 한다.
비빔밥에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이 밥을 다 포용하듯 그런 것이다.
툴툴거리기만 하느라 대화나누지 못 하고, 얼굴 붉힌 날들이 있는 사이라면 지금 당장...!
야채넣고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덜어뜨린 비빔밤을 같이 나눠먹어보자. 식사하며 그동안의 마음 속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깔깔거리며 서로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일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은 한국어판과 영문판이 실려있다. 이걸 보고 “와! 다행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참깨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들이 전하는 희망의 기운을 아이들이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면, 아이들 또한 참깨들처럼 누군가에게 기쁨을 나누고, 약자를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힘이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깨들의 노랫말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운 마음 하나하나가 다정하고 예뻐서
이야기의 여운이 가슴에 크게 새겨져서 마지막 장을 읽고 그대로 덮을 수 없어서 읽고 다시 한 번 더 읽고 언젠가 내 존재가 한없이 작게 여겨져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치게 될 것 같다. 주방에서 고소하게 퍼지는 참기름 향기에, 조물조물 무쳐 낸 나물무침 위에 뿌려진 깨들에게 말을 건네볼까? 안녕! 노래하는 참깨 친구들! 나의 식탁에 와줘서 고마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