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 생각하지 말고 느끼기, 알려하지 말고 깨닫기
이외수 지음, 하창수 엮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마음에서 마음으로

요즘은 인터뷰 형식의 책이 좀 나오는 추세같다. 이 책도 하창수가 묻고 이외수가 답하는 형식이다. 책을 읽어보면 처음부터 거부감이 좀 든다. 질문자는 존대를 하는데 이외수씨는 반말(?) 같이 답한다. 이 부분은 끝까지 책에 대한 몰입도를 방해하게 만들었다. 좀 읽어보면 달라지겠지, 그래서 하루 이틀 후에 다시 읽어봤다. 하지만 역시나 거슬린다. 이 부분 때문에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긴 아주 힘들었다. 편집상에서 의도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화식에서 “~였다. ~다.” 식으로 끝내는 말을 하는 사람은 드물텐데 이 부분은 이 책의 아주 큰 오점으로 남을 것 같다.

총 5장으로 구성되었다. 예술, 인생, 세상, 우주, 어디로 가십니까. 어느 독자나 그러겠지만 예술, 인생, 세상은 저자의 삶에 대한 부분과 책을 쓰는 생각을 담아내어 그런대로 읽히지만 우주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열렬한 저자의 마니아 층이 아니라면 읽고 있으면 이게 도대체 무슨 책이야?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뭐 책이야 쓰는 사람의 마음이고 독자들이야 자기가 좋아하면 읽으면 되니까 굳이 막 부각하고 싶지는 않다. 각자 자신이 알아서 받아들이면 되니까.

첫장을 펼치면서 공감가는 문장이 확 들어왔다. “이성은 논리를 필요로 하지만 감성은 논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략) 감성의 궁극은 사랑에 있고, 사랑은 반대말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기사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겠나 싶다^^

어찌보면 저자의 회고록(?)이라 할 만큼 어려웠던 어린 시절, 작가가 된 이야기, 화천의 이외수 문학관이 아방궁이라고 보도된 이야기 등 저자의 일대기가 그려진다. 평생 가난과 함께하였다는 부분에서는 평소 알지 못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알게 된 부분이다. 작가가 된 부분에서도 교대를 입학했지만 졸업하지 못하고 그림만 그린 이야기 등 이 책을 통해 저자를 조금 더 안 것 같았다.

대선 이후에 저자를 향한 정치권의 포화가 하도 심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진보와 보수가 없다고 한 부분은 급격한 공감을 했다. 트위터 대통령이라는 부분에서도 대통령은 싫다. 하지만 저자가 좋아하는 대통령은 뽀통령이라고 한 부분에서는 극심한 공감이 뿜어져 나왔다. 우린 보통 그런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가 나랑 다른 정당을 지지하면 배척한다. 그도 사람인데 누굴 지지하건 말건 그건 상대방의 선택인데 내가 뭐라고 하나. 온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바라는게 넘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꿈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소망으로서 꿈꾸는 사람, 욕망으로 꿈꾸는 사람. 꿈으로 달려갈 때는 반드시 시련과 고통이 일어나는데, 욕망을 좇는 사람은 시련과 고통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꿈을 이루수 있는 확률이 떨어지고, 소망을 좇는 사람은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며 내면을 키우기 때문에 역량과 능력이 높아지는 만큼 꿈을 이룰 확률이 높다.”

우리는 저마다 꿈을 꾼다. 하루 이틀 꾸는게 아니라 평생 지겹도록 꾼다. 나도 꿈을 꾼다. 소망으로서 꿈을 꾸고 싶다. 시련과 고통을 감내해가며 내면을 키우는 꿈을 꿔봐야겠다.

함께 일해요

함께 일해요 -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직장탐구생활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함께 일해요.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 기술한 이 책을 보면서 '배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배려라는 말이 이상하기도 하겠지만... 배려가 아닌가? 배려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봐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문제니 말이지만. 
남자인 입장에서 남자는 참 다루기(?) 쉽다. 솔직하게 말해서 성인 남자는 딱 초등학교 3학년생이다. 여자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주면 그 칭찬받은 일을 더 잘할려고 한다. '내가 잘했나? 기분이 좋았나? 담번엔 더 잘해봐야지.' 대부분의 남자가 이렇게 생각한다. 결혼한 여성분들은 남편들에게 한번 해보라. 이번주 일요일에 요리를 해달라고 해서 괜찮으면 아주 맛있다고 칭찬하고 비행기를 태워줘봐라 다음주에도 할꺼니. 이렇게 보면 남자들은 참 다루기 쉽다. 책에서 보듯이 남자는 결과를 칭찬해주면 좋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의 결론은 성인 남자는 초등학교 3학년 생이라는 것이다!!!

'함께 일해요'는 '우리 일해요'다.  남녀라는 각기 다른 성이 어떻게 생각이 다른지 그리고 그 다름이 직장생활에서 어떻게 표출되는지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남녀간의 생각이 상당히 다르다. 이건 집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만나고 있는 연인들의 경우에는 이런 생각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물론 초창기를 말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서로의 주장을 내리고 상대방의 의견에 따라간다. 서로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의견을 중요시한다. 따라오게 할려고 한다.
그렇지만 직장은 그렇지 않다. 따라오고 따라가는 것보단 협력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남성문화의 조직문화가 강한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 상사도 많고 여성스런 문화가 더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대화를 많이해야하고 서로에 대해서 이해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사실 여성스런 문화와 남성스런 문화. 무엇이 틀리고 무엇이 맞으랴. 그냥 이 둘은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을 조화롭게 만들기가 참 어렵지만 말이다. 

남녀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출발점이 다르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힘들다. 

책을 보면 여성은 감성을 중요시하고 남성은 이성을 중요시한다라고 써놓았다. 일명 맞고 일면 틀리다고 생각한다. 남성이 일을 할 때는 성과 중심적이다. 이것은 여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이런 감정의 표출이 다를 뿐이다라고 본다. 

다른 다는 출발점을 가정하고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남성과 여성은 이를 인정하기가 힘들다. 남성만 그런가? 하기사 사귀는 사이에서 여성은 자신의 남친을 이해할려고 많이 노력한다. 남자들은 그렇지 못해서 탈이니. 남자들이 문제인 것은 인정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니까.

이 책은 직장을 다니는 모든 분들이 꼭 보기를 바란다. 그래야 서로 무엇이 다른지 이해할 수 있으니까.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집에서도 행복할 것

집에서도 행복할 것 - 늘 가까이 있지만 잊고 지내는 것들의 소중함
그레첸 루빈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0월

집에서도 행복할 것

저자가 말하는 행복프로젝트란 일상생활 속의 실천을 통해 행복해지려는 활동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행복이란 무엇일까? 참 감정적인 단어이고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이렇다라고 정의하기는 힘들 것 같다. 책에서도 ‘행복에 이르는 올바른 방법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있다.’라고 하고 있다. 맞다. 방법은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있겠지. 이 방법을 잘 알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을 잘 아는 것이다. 나 자신도 알지 못하고 언제 내가 행복한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행복 찾기를 시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 같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행복하게 한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행복해지게 만들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 p166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다. 내가 바뀌는 방법 밖에는. 프랭크 로이드는 ‘진정한 집은 인간의 가장 훌륭한 이상향이다.’라고 하였다. 나를 찾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서 찾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 찾고자 하는 진정한 집이란 무엇이며 행복은 무엇일까?

윌리엄 버틀러는 ‘행복은 미덕도 아니요, 기쁨도 아니다. 행복은 이도 저도 아니고, 그저 성장이다. 우리는 성장할 때 행복하다.’라고 하였다. 우리가 성장하고 부대끼며 사는 가정안에서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이 구성원 모두가 같이 느끼는 성장을 통한 행복. 나는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이 구성원간에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부부간 다툼이 생기면 부부는 논쟁을 위한 논리를펼친다. 문제에 무디게 반응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무의식적인 과도한 권리 주장(자신의 기여도나 기술을 다른 사람의 기여도나 기술에 비해 무의식적으로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을 펼치기 바쁘다. 톨스토이는 ‘삶의 매 순간에 나름의 사랑이 있다.’라고 하였다. 현재가 행복해야 미래가 행복하다. 그냥 있는 대로 사랑하며 살자.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랑을 증명해야 한다.”라는 말처럼 매 순간 사랑을 느끼며 사랑을 표현하면 이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해본다.

안녕 긴 잠이여

안녕, 긴 잠이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0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안녕 긴 잠이여

소설을 그리 잘 읽는 편이 아니다. 경영, 경제 서적을 주로 읽다 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일하는 분야에 대한 책을 주로 읽어서 그런 것 같다. 뽀송뽀송한 맘을 콕콕~ 찌르는 감성적인 소설이면 더 좋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마다 받아들이는게 다 다르니까 여튼.

두툼한 삼겹살이 생각나는 책이다. 두께로 압박하는 중압감은 단연 최고인듯하다. 삼겹살처럼 구워먹어 버리고 싶었다. 칼집 내서 팍팍 구워버리고 싶었다. 진심이었다!!!

책 제목이 “안녕 긴 잠이여”다. 안녕은 이별할 때 쓰는 말이고, 긴 잠을 안녕한다구? 도대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그럼 긴 잠에서 깨어나는 이야기인가? 책 제목부터 추리를 하게 만든다.

음.. 역시 잘 썰리지 않는 삼겹살이다. 의뢰에 대한 도입부가 상당히 길다. 방구 자주 뀌면 똥 나온다고 하는데 변비 걸린 것 같다. 결국 자살 사건에 대한 의뢰였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참 낯설다. 모든 동물 중에 인간만이 자신을 해할 수 있다고 한다. 생명을 끊는 사건에 대한 의뢰라니.

우오즈미 아키라는 자신의 의붓 누나인 유키의 자살사건을 사와자키에게 의뢰를 했다. 잘했다. 얼마나 더 오래 걸리나 내심 걱정했다.  이후 사와자키는 면밀하게 이 사건을 추적한다. 경찰이 이렇게 수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탐정이라는 직업이 아직 생소한 나에게는 이런 탐정이 있으면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유키의 자살 사건에 대한 의뢰를 해결했다.

출발 비디오 여행보고 영화보면 시시하고 재미가 없다. 그러니 책에 대한 내용은 이만큼만 유출하기로 한다. 몇 줄로 간단히 소개했지만 읽어보시라. 500 페이지가 넘는다. 사람들도 일본 사람들 이름이라 이 사람이 누구였지? 하고 다시 봐야 했다. 하기사 대망이라는 책 보다는 적게 나온다. 대망을 읽었다는 것 자체로만 나를 위로 했으니까.

요즘 늦가을이 제대로 왔다. 어디로 떠나고도 싶고 단풍 놀이도 해야 하고 참 할 것도 즐길 것도 많다. 사람 사는 세상에 인간사 일도 참 많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좋겠지만 늦가을 이런 소설책 하나 들고 집 근처 카페에서 읽어도 무난할 것 같다.

소설이 가진 장점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멜랑꼴리한 이야기들은 접어두고 책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더군다나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압권이다. 브레이브 하트처럼 군더더기 없는 영화를 책으로 보는 것 같아 흡족했다^^

공범들의 도시

공범들의 도시 - 한국적 범죄의 탄생에서 집단 진실 은폐까지 가려진 공모자들
표창원.지승호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공범들의 도시

범죄를 보는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파범죄학에서는 사회의 기재들을 활용해서 인간의 욕구와 이기심이 법을 어기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되지 않을 때는 효율적으로 검거하고 엄격한 처벌을 내림으로써 범죄에 대한 욕구를 심리적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느냐, 무엇이 더 효과적이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좌파 범죄학에서는 인간을 사회적 본성을 가진 존재로 본다. 사회적 본능과 본성 때문에 남을 해치지 않고 존중한다. 그런데 자본주의적 모순이 경쟁시키고, 탐욕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 본성이 줄어들고 범죄를 하게 된다 라고 본다.

어떤 시각으로 보건 범죄라는 것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후의 대응이 더 문제라고 본다.범죄는 인권의 바로미터라고 보는 저자처럼 같은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범죄가 일어나면 언제부터인가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을 명명했다. 왜 피해를 보는 피해자로 불려야 하는가? 2차, 3차의 피해를 사회 모두가 묵인하며 사회 전체가 공범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범죄의 피해자를 치료하는 프로그램도 아직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범죄를 단죄하고 사회와 격리시키기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원인을 치료하고 사회의 아픔으로 껴안는 것이 아니라 ‘너는 범죄자다. 벌 받아라.’ 이게 우리 사회의 논리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화를 겪었던 학교에서 반성문은 왜 쓰게 했을까? 자신의 잘못한 점을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용서해주는 행위는 왜야할까? 사회에서는 왜 하지 못할까?

Hays code처럼 권선징악만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범죄를 당한다면 심정적인 분노가 극에 치다른다. 하지만 사회적인 담론을 통해 다른이에게 악행을 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실패학이라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일 것이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범죄는 사회화의 실패이기에 이 실패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고 성장하는 이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과 같은, 아니 지금보다 더 악한 사회를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을까?

요즘 들어 공동체를 다루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자는 커뮤니티 폴리싱을 이야기한다. 공권력을 가진 경찰과 시민사회가 함께 공공의 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정(情)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 정의 사전적인 의미는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낀다면 타인을 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따뜻한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