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전집 1 -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 50인 이야기, 전2권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6
플루타르코스 지음, 이성규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전집 상

요즘 출판사에서 목침용 책을 자주 만든다. 이건 초등학생용 목침 같다. 상하로 나왔으니 합치면 성인용이 되시겠다. 여하튼. 난세에 영웅이 출현한다던데 난세인 건 맞는 것 같다. 영웅전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정치와 군에 개입된 사람들이다. 예전엔 정치와 군사, 외교가 분리되지 않았으니 어느 한 분야에서 능력이 발휘된다면 전 분야에 영향을 미쳤겠지.

여러 명의 영웅이 나온다. 책 제목이 영웅전이니 영웅이라고 하겠다. 전체적으로 모든 사람을 다룰 수 없기에 상권에서 몇 명을 언급해보자.

카밀루스는 전쟁에서 여러 번 승리를 거뒀고, 다섯 번이나 독재관(dictator)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로마 제2의 창건자로까지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카밀루스는 한 번도 집정관(콘솔)이 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는 당시의 상황과도 연관이 된다고 한다.

당시 시민들은 원로원과 의견이 맞지 않아 집정과의 선출을 반대하는 대신 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한다. 군사위원들은 집정관과 같은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권력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미움을 적게 받았단다. 카밀루스는 이런 시기에 집정관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권력을 나눠서 행사했지만 신망은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참 머리 좋은 사람 같다.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카밀루스 같은 사람이 없다. 다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속이 훤히 보이는 것이니까.

이 당시 집정관은 권력의 최정점이었다. 지금의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나눠져 권력을 행사한다면 의원내각제 같은 것이다. 카밀루스가 집정관을 포기하고 군사위원회에 머물렀던 것은 탁월한 판단이다.

좀 엉뚱한 이야기지만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레프트에도 집정관 유닛이 존재한다. 화려함을 자랑하는 유닛. 버전이 달라지면서 집정관 유닛의 능력은 그리 높게 설정되지 않고 있다. 스플레쉬 데미지도 군단의 심장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치적 존재의 집정관도 빛 좋은 개살구 일 수 있지 않을까? 뭐 굳이 끼워 맞춘다면 말이다.

다음으로 언급하고 싶은 사람은 마르쿠스 카토이다. 원래의 이름은 마르쿠스 프리스쿠스였다고 한다. 카토라고 불린 건 뛰어난 지혜 때문이라고 한다. 카투스(catus)는 현명하다는 말인데, 현명한 사람을 카투스에서 나온 말인 카토라고 불렀다. 카토는 요즘에 말하는 흑수저의 환경이었다고 한다. 당시 로마는 명문 출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을 신인이라고 불렀는데, 카토 역시 신인이라고 불렸단다.

가난의 대물림, 부의 대물림이 현실이 된 대한민국에서 점점 더 계층의 파괴는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기실 민주사회에 계층이라고 말하는 것도 우숩다. 더 웃긴 말은 사회지도층이라는 말이다. 사회를 어지럽히는 인간들이 지도층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삐뚤어진 입으로 말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 사회지도층이 아니라 사회혼탁층이 정확한 표현이지.

시간은 많이 지났는데, 어째 사람 사는 행태는 전혀 바뀐 거 같지 않다. 자꾸 뒤돌아봐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되겠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라파엘 로젠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나름 수학을 잘했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수학 말이다. 고등학교 때 수학 시험을 보면 1~2개 정도 틀렸다. 난 문과다 ㅋㅋㅋ 이 당시 수학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공식의 개념과 문제의 조건을 잘 이해하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당시 친구가 말하길 수학은 얍삽하게 생각하면 풀린다고 했다. 친구도 재미 삼아 말한 것이겠지만, 뭐 문과 수학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내가 원리를 알았겠나? 이래저래 풀어보니 풀린거지.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이 미시적인 개념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수학은 거시적인 개념이다. 공식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개념에 집중하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니 수학의 개념도 java라는 프로그램처럼 객체지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맞나? 아니면 말고.

학교라는 곳을 졸업하고 나면 일상생활에서 쓰는 수학은 사칙연산이 전부다. 이것도 계산기를 이용하지 암산을 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는 수학이 그리 쓸모가 없다. 이런 저런 이론과 설명으로 ~ 이런 곳도 수학이 적용되는구나!’ 정도가 아닐까?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수학의 이론을 몇 가지 언급해보겠다.

그림을 보면 막 그렸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 있다. 페인트를 뿌린 건지 그린 건지 모를 그림 말이다. 잭슨 폴란의 작품을 예로 들었는데, 프랙털이라는 수학의 개념이 내포되었단다. 프랙털이란 작은 규모와 큰 규모 모두에서 반복되는 기하학적 패턴이라고 한다. 구름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맨홀의 예는 형태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자기와 같은 모양으로 된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는 도형 중 하나가 원형이라고 한다. 그럼 또 다른 도형이 있나? 아쉽게도 책에서는 원형 이외의 도형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않았다. 맨홀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주로 날아가버린 멘홀의 이야기도 했다. 지하 핵실험으로 멘홀이 우주로 날아가버린 것이라고. 지구 탈출 속도가 초당 11.2km 정도라고 하는데 이 멘홀은 초당 66km의 속도로 날라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종이 크기의 비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여기서도 수학의 법칙이 존재한단다. 복사용지는 AB로 구분한다. 이 두 종이의 속성은 두 변의 비율에 있다고 한다. 양 시리즈 모두 너비와 길이의 비율이 1 : 2라는 것이다. A4A3의 절반이고, A3 A2의 절반이라고 한다. 요건 처음 알았다.

이제 본격적인 우기가 다가온다. 비가 올 때 우산이 없으면 냅다 뛰어야 한다. 일단 비를 피할 곳으로 후다닥. 빗속에서 뛰면 비가 비스듬하게 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뛰는 것이 좋을지 걷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총 부피 = (빗속에서 보낸 시간X비 내리는 속도) + (피신처까지의 거리X비 내리는 속도) 라고 한다. 결국 비가 오면 피신처까지 냅다 뛰는 게 비를 덜 맞는 것이다.

일기예보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었다. 수학적인 개념은 확률이다. 일기예보에서 비올 확률이 40%라는 의미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내일 40% 정도의 확률이 비가 오겠구나? 정도. 그러니까 60% 비가 오지 않을 확률이니, 우산을 안 가져가도 되겠지? 뭐 이런 의미?

비올 확률 40%는 내일 조건과 대략 비슷한 조건을 갖는 열흘 중 나흘 정도 강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수학은 개념 풀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정확히 그 개념을 알고 있냐가 수학을 이해했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닐까? 숫자로 된 학문. 그 숫자도 인간이 만들어 낸 하나의 문화일 뿐이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플, 결정의 조건 - 세상 모든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한 규칙
도널드 설.캐슬린 M. 아이젠하트 지음, 위대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북리뷰] 심플, 결정의 조건

휴리스틱이란 말이 있다. 발견적 방법론이라고 해석을 한다. 휴리스틱 예로 자주 사용되는 예문이 있다.

야구방망이와 야구공을 모두 합한 가격이 1.10유로다.

야구방망이가 야구공보다 정확하게 1유로 더 비싸다.

야구공 가격은 얼마인가?

얼마일까? 답이 바로 나오나? 보통은 0.1유로라고 답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답은 1.05유로가 답이다. 위 예문을 이원일차 방정식으로 풀면 금방 답이 나온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저게 답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답을 한다. 이게 휴리스틱이다.

휴리스틱이 행동으로 사용될 때는 토익 시험보러 갈 때, 역에서 어느 출구로 나갈지 헷갈릴 때 주로 사용된다. 토익시험은 일요일 오전에 실시된다. 역에서 가방을 멘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가면 된다. 이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심플, 결정의 조건을 읽으면서 휴리스틱이란 단어가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는 직관에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책에서는 경계선 규칙, 우선순위 규칙, 중지 규칙, 방법 규칙, 시기 선택 규칙, 행동조율 규칙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규칙들을 안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 할 때 휴리스틱이 툭~ 튀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저자도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책을 쓴 것 같다.

현대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근데 왜 복잡해질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인문학 이야기를 해보자. 요즘 인문학 책이 참 많다. 논문도 진짜 많다. 근데 이런 논문, 인문학 이야기 중 새로운 이야기는 많지 않다. 20세기 들어서 새로이 생긴 문학사조가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그리스 시대부터 움베르토 에코까지 수많은 사상가, 학자가 있었지만 현재에 들어서 새로이 태동되는 문학사조는 없다. 이전부터 있었던 사상을 해석하는 방법만이 다를 뿐, 새로운 이론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복잡하다고 한다. ? 왜 복잡해야 하지? 오히려 복잡할 이유가 없는데 복잡해지고만 있을 뿐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6가지 규칙은 방법론적인 해석이다. 이럴 경우에는 이런 선택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저자가 말하는 simple의 의미는 무엇일까? simple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선택 중 단순한 것은 없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상대방에 미칠 영향. 국가라면 국민과 상대방 국가에 미칠 영향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책에서 simple이라고 말하는 것이 짜장면 먹을래? 짬뽕 먹을래?”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직관은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다. 경험이 없다면 직관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저자가 말하는 simple의 의미를 탐구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북리뷰] 언제나 당신이 옳다.

인생은 해답 없는 문제를 푸는 것이고, 그것을 알면서 또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당히 포기할 것은 포기하면서 사는 것이 나름 자기만족을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마 이 책을 요약하라고 한다면 위 문장으로 요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글을 보면, 디오게네스와 피론의 돼지가 떠오른다. 디오게네스를 따랐던 사람들을 퀴니코스(Kunikos)학파라고 한다. 퀴니코스는 냉소적이라는 영어의 cynical의 어원이 됐다고 한다. 그의 일화 중 재미 있는 일화가 있다.

플라톤이 인간은 털 없는 두 발 짐승이다.’라고 말했을 때, 디오게네스는 닭 털을 뽑아 사람 데려왔다고 한 일화가 있다. 또한 대낮에 등불을 다니고 다니면서 정직한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 피론의 돼지는 피론이 배를 타고 가던 중 폭풍우를 만났다고 한다. 물 퍼내는 사람, 탈출하는 사람 등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중 유유히 밥을 먹고 있는 돼지가 있었다. 피론은 현자는 돼지처럼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뭐 비유적인 이야기니까.

디오게네스와 피론의 돼지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디오게네스와 피론 밖에 없겠지? 다른 사람이 있다면 이런 유명한 일화가 있었을 테니까. 어찌되었든 언제나 당신이 옳다를 읽으면서 이 사람들이 생각난 이유는 저자가 말한 자기 자신 되기의 실천 방법 때문이다.

자기 자신 되기의 실천적 5단게는 자기 소외에 눈을 뜨고, 스스로 존중하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고,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고 했다. 독고다이로 살라는 말인가? 저자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저자의 주관대로 말한 것이니까. 그런데 현대인이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에 매일 자신의 일상을 올리고, ‘좋아요공감’, ‘댓글에 목을 메면서 살고 있는데 말이다. 스마트폰이 자신의 분신이 되어 버린 상황. 내가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닌 나의 게시물로서 인정받는 요즘 저자의 말은 역설적 의미도 있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참 웃기지 않나? 저자의 글을 보면 ~ 이게 돼? 요즘처럼 연결성이 강한 사회에서 (나름 판단하기에) 약한 독고다이로 살면 어떻게 해?’라고 말하면서도 또 어떤 때에는 그래~ 삶은 독고다이지. 내가 나답게 살겠다는데 니들이 뭔데?’라는 말도 하지 않나. 결국, 나답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처음 말한 것처럼 해답 없는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문제를 만들며 사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한 자기 자신 되기는 결국 를 제대로 알아야 가능한 삶이다. 저자가 말한 자기 자신 대로 산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이다.

나를 잘 안다면 나의 강점을 잘 알 수 있다. 나의 강점을 잘 살리면 셀러리맨이던 CEO던 나의 삶을 만족스럽게 살 수 있다.

어찌보면 참 역설적으로 나의 삶을 살자고 저자가 말하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북리뷰] 군주의 거울 - 키루스의 교육

 

책의 전반부는 그리스의 3가지 아포리아를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플라톤 아카데미 강연에서 들었던 부분이다.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그리스의 3가지 아포리아라고 한다.

 

저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그리스의 3가지 아포리아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Historiography'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한 사람이기도 하다.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신화의 세계로부터 분리시켰고,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 탐사하고 그 전후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 p 39 )고 한다. <역사>를 통해 마라톤 전투, 테르모필레 전투, 살라미스 해전을 탐사하여 기록했다고 한다.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은 기록자의 주관이 담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를 기록하는 자를 알아야 역사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헤로도토스가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록했다니, 객관적으로 그 당시의 사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은 리디아(지금의 터키)의 왕 크로이소스,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아테네의 영웅 테미스토크렐스이다. 이 세 인물을 통해 '군주의 거울'이 되라는 것이다. 잘된 점은 배우고 잘못된 점은 반면교사로써 받아들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군주의 거울'이란 제목이 맘에 든다.

 

후에 키루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의 그림 이야기를 한다. 거울이란 보는 사람을 투영하는 사물이다. 내가 거울을 보면 내 얼굴이 보인다. 내가 나를 보는 순간은 거울을 볼 때이다. 다른 사람들은 항상 내 얼굴을 보고, 나의 뒷모습을 본다.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이다. '군주의 거울' 또한 마찬가지다.

 

헤르도토스는 <역사>를 통해 "진정한 군주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를 믿고 따르는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그 사회는 아포리아에 처하게 된다. (중략) 헤로도토스의 주장은 한마디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함량 미달인 자는 함부로 리더의 우치에 오르지 말라!'는 것이다." ( p 81 ) 를 말하고 싶었다.

 

이 문장은 지금 우리 현실과 다르지 않다.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전쟁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동존상잔의 내전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인간 군상이 어떻게 행동하고, 그 광범위한 개별적 행동의 스펙트럼 속에서 리더가 어떻게 바로 서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 p 94 )라고 밝히고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아테네는 황금의 시기였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뒤 아테네는 제국의 길로 들어서려 했다. 당시 그리스는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델로스 동맹'으로 양분되었다. 아테네에는 테미스토클래스가 있었다. 그는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사람이다.

 

페르시아 전쟁으로 테미스토클래스가 영웅이 되었다면,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페리클레스란 영웅이 탄생한다. '페리클레스의 황금기Golden Age of Pericles'라고 하는데, 이때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가 등장했고, 역사가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의사 히포크라테스와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있었다.

 

아테네는 페리클레스로 일어났지만, 알키비아데스에 의해서 폭망하고 만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어떤 나라나 조직이 흥하고 망하는 이유는 다 사람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스의 세 번째 아포리아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다. 물질로 풍부한 시기를 누렸던 시기. 이 시기에 함께 나타나는 것이 '몸의 숭배' 현상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사람'이 가장 '이상적인 사람'으로 추앙받는다고 한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얼짱', '몸짱'이 유행하고 '머슬' 대회에서 입상한 사람들이 메스컴을 도배하고 있으니까.

 

소크라테스는 말 잘하는 것이 아닌 질문하는 삶을 촉구했다. 당시 '클렙시드라Klepsydra'라고 불린 물시계는 6분이라는 시간을 측정했다. 아테네 법정에서는 변론하는 사람이 6분간만 발언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소피스트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와 포티다이아 전투에 참전했다. 둘은 '파이데라스티아Paiderasia'의 관계였다. "이는 덕망을 갖춘 어른이 혈기왕성한 어린 소년과 함께 생활하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를 지도하고 교화하는 관계를 말한다." ( p 141 )

 

소크라테스는 이 전투에 참전하고 나서 탁월함, '아레테Aretē'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포티다이아 전투 이전의 탁월함이 신체의 아름다움이나 적 앞에서 기죽지 않은 군사적 용맹을 뜻했다면, 전투 이후 "외모 지상주의가 아니라 절제하고 헌신하는 자세로 바뀌었고, 진정한 용기는 남에게서 승리를 빼앗고 적을 살육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고 무엇보다 지혜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게 되었다." ( p 144-145 )

 

"아테네의 아포리아는 "부와 명예와 명성"을 얻기 위해 안달하면서도 정작 "지혜와 진리와 혼의 최선의 상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 p 146 ) 이 문장을 읽으니 우리 사회를 그대로 투영한 말이라고 느꼈다.

 

소크라테스가 조국을 배신한 알키비아데스의 스승이란 이유로 투옥되고 독배를 받고 죽는 것을 본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의 특징을 정의가 실현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가>의 궁극적 목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했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정의로운 사회는 "통치자는 '지혜'를 추구하고, 수호자는 '용기'를 지녀야 하며, 시민들은 '절제'하는 것이 그들이 지켜야 할 각각의 의무다. 통치자, 수호자 그리고 시민들이 각각 자신이 맡은 본분을 다하는 것이 '정의'이고 그것이 이상 국가의 기초라는 것이다." ( p 156 )

 

칼 포퍼는 "통치자와 수호자가 참다운 지혜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 사회는 정의를 실현하는 이상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그 나라는 독재의 왕국이 될 것이 분명"( p 160 )하다며 플라톤의 국가론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크세노폰 또한 <키루스의 교육>에서 "권리의 평등이야말로 참된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며, 참된 군주의 덕목은 "국가에서 명령하는 것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법으로 공표된 것을 수용"하는 것이라며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크세노폰은 "조직을 이끄는 사람, 한 나라의 운영을 책임진 군주의 첫 번째 임무는 선한 사람을 악한 인간으로 횡포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 p 200-201 )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진정한 군주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했다. 앞의 세 역사서가 반면교사를 말하는 것이라면, <키루스의 교육>은 진정한 군주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당시의 그림들이 참 많이 있다. 그림을 설명해주면서 당시의 시대 상황도 함께 알려 주었다. 앞으로 책에 있는 그림을 본다면 이 책과 그리스가 생각날 것 같다.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많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