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 발췌 지만지 고전선집 395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어본적이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책이 재미있다고 추천을 할때마다 그냥 지나쳤던게 나였다.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책이 나에게는 끌어당기는 그 무언가가 없었던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이 책 역시 그녀의 이름만 보고 그냥 지나칠 뻔했었다. 하지만 제목을 보는 순간, 왠지 이 책이라면 내가 그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듯 싶었다. 득(Persuasion)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하는 것'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정말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나를 설득하는 위해 어떠한 힘을 발휘할지 궁금했다.    

주인공 앤 엘리엇은 준남작이라는 사회적 신분과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아버지 월터와 언니 엘리자베스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매사에 자신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며 살아가는 그녀는 19세라는 나이에 사랑하는 남자 웬트워스와 약혼을 했지만 가족들과 레이디 러셀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해 결국 파혼을 하고 만다. 그로부터 7년 후 사랑하는 남자 웬트워스 대령과 다시 재회를 함으로써 앤은 자신의 감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결국엔 그녀를 반대했던 사람들의 호의를 이끌어내어 결혼까지 하게된다.

이 책의 줄거리를 보면 보통의 로맨스 소설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앤의 내면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앤과 웬트워스의 사랑만을 소재로 그려낸게 작가의 의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작가는 앤의 시선으로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진다고 믿는 여자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내뱉고 싶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녀 역시 앤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진정한 의미의 로맨스는 운명으로 맺어지기 보다는 아마도 두사람의 강한 마음과 믿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설득>은 제인 오스틴에게 푹~ 빠지게 해줄만큼 인상적인 책이었다. 비록 그녀의 여섯작품 중 제일 마지막 작품을 먼저 보게된 점이 조금은 걸리지만, 왜냐하면 그녀의 첫 작품부터 순서대로 봤다면 그녀의 작품 스타일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알수 있을거 같아서 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이 나의 시작을 연결해주었으니 이 또한 내게는 의미있게 느껴졌다. 게다가 시중에 여러 번역가로 부터 번역되어 나와있는 그녀의 책을 비교하며 읽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거 같다.
 

* 오탈자 발견
  p.179 열여섯번째줄 하만 →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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