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엄정화의 뉴욕 일기
엄정화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미디어가 점차 '사적'으로 변화 되는 현상을 결코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제도화 되고, 규격화 된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니까.

잠재된 개인의 욕구와 표현을 표면 위로 끌어 올려 좀 더 다양화 되고, 세분화 된 현대사회의 면면은 생동감에 가득차 있다.

그런데 더욱 빠르고, 즉각적으로 표출하고 반응하는 현대의 표현양식이 우리에게 깊이의 즐거움과 창작의 기쁨을 전달하기엔 충분하지 않은듯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좀 더 가볍고, 좀 더 자극적인 생산물들과 그와 유사한 수도 없는 복제품들로 빼곡히 둘러 쌓여 빠져 나갈 곳조차 여의치 않을 걸 보면.

에휴, 이벤트에 눈 멀지만 않았다면, 아주 간단하고도 속시원히 말할 수 있는 것을 이렇게나 힘들여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책은 뭐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고, 별 볼일 없고, 시시껄렁하며 지극히 사적인 몇줄의 글을 뉴욕+그럴듯한(?)사진+엄정화라는 짬뽕 잡탕으로 휘휘 저어 놓은 책이라는 거다.

주문한 책을 기다리며 서점밖에 20분 동안 차를 세워놓고 주차 위반 딱지라도 떼일까 전전긍긍하며 한 눈 팔고 서서 대충 읽어도 그냥 다 알겠는 그런 책이란 뜻이다. 딱히 글 쓴 연예인을 좋아하면 몰라도......

'실연 당해서 뉴욕에 다녀온 자랑기' 정도를 "장사되겠다"로 판단하게 만든(출판사도 돈이 되겠다 싶어 책을 냈을 테니까) 그 유명세가 부럽다면 부럽달까.

개인에게 의미있고 특별한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객관적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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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의 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지금이다!




                                                '현재'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우리가 매일같이 받는

                                                 소중한 선물에 감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펜서 존슨의 '선물(The Present)' 中에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지었다는 베스트 셀러 작가, 스펜서 존슨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건 꽤나 힘겨운 일이었다. 이런 류의 교훈적인 메세지를 워낙 싫어할 뿐더러, 그다지 감흥을 느낄만한 그 무엇이 내 마음 속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요즘 많이 팔리는 책들, 예를 들어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라든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같은 일련의 책들은 굉장히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삶의 방향을 찾는 목동과 그 과정을 보여주는 단순한 우화에 퍽 희망적이고 의욕적인 메세지를 섞어 넣는 식의 이야기 구조 말이다. 쉽고, 간단하고, 예측 가능하며, ‘텔레토비’처럼 다분히 한 방향의 반복으로 치닫는 그 표어들을 따라가노라면, 마치 금방이라도 삶의 해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처럼 충동질을 해대는데,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뭐, 개인적으로 ‘연금술사’나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고 기억하긴 하지만) 무엇인가에 바쁘고 쫓기고 더 다양하게 살아온 것 같은 현대인에게 예전부터 철학자들이 수차례 말해오던 'NOW AND HERE'의 단순한 도용을 나쁘다고만 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무수한 해답 속에서 정작 간단하고도 중요한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며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이만한 요점정리 사전도 없을테니 말이다.   (200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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