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엄정화의 뉴욕 일기
엄정화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미디어가 점차 '사적'으로 변화 되는 현상을 결코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제도화 되고, 규격화 된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니까.

잠재된 개인의 욕구와 표현을 표면 위로 끌어 올려 좀 더 다양화 되고, 세분화 된 현대사회의 면면은 생동감에 가득차 있다.

그런데 더욱 빠르고, 즉각적으로 표출하고 반응하는 현대의 표현양식이 우리에게 깊이의 즐거움과 창작의 기쁨을 전달하기엔 충분하지 않은듯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좀 더 가볍고, 좀 더 자극적인 생산물들과 그와 유사한 수도 없는 복제품들로 빼곡히 둘러 쌓여 빠져 나갈 곳조차 여의치 않을 걸 보면.

에휴, 이벤트에 눈 멀지만 않았다면, 아주 간단하고도 속시원히 말할 수 있는 것을 이렇게나 힘들여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책은 뭐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고, 별 볼일 없고, 시시껄렁하며 지극히 사적인 몇줄의 글을 뉴욕+그럴듯한(?)사진+엄정화라는 짬뽕 잡탕으로 휘휘 저어 놓은 책이라는 거다.

주문한 책을 기다리며 서점밖에 20분 동안 차를 세워놓고 주차 위반 딱지라도 떼일까 전전긍긍하며 한 눈 팔고 서서 대충 읽어도 그냥 다 알겠는 그런 책이란 뜻이다. 딱히 글 쓴 연예인을 좋아하면 몰라도......

'실연 당해서 뉴욕에 다녀온 자랑기' 정도를 "장사되겠다"로 판단하게 만든(출판사도 돈이 되겠다 싶어 책을 냈을 테니까) 그 유명세가 부럽다면 부럽달까.

개인에게 의미있고 특별한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객관적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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