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알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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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

라틴어 cumplectere에서 유래, cum은 '서로' plectere 는 '엮이다'라는 뜻이다.

즉, '복잡하다'는 말은 많은 것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는 '복잡함'이라는 어떤 시스템이나 현상의 내부적인 구조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지만 동시에 관찰자의 이해력과 관련이 있는

주관적인 관점도 들어가 있다.

이 처럼 모든 현상은 대단히 복잡할 수도, 동시에 복잡하지 않을 수 도 있다.



팬데믹은 바이러스학, 전염병학 측면에서만 바로볼 수 도 있지만

타인과의 관계 행위, 이동성, 심리, 정치적 역학 등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 맞물려 돌아간 것이다.

그러기에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고

고려해야할 사항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한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이 각자 '자신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로 말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즉, 다른 분야에서도 연구를 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양한 예-특히 자연의 모습-를 들면서 

우리를 다각화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의 삶이 자연과 닮아있기도 하고

거기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문제 해결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콘서트가 끝나면 관객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손뼉을 쳐서 감사를 표현한다.

처음에는 불규칙하게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가

어느 순간 하나가 된 것처럼 울려 퍼진다.

곧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불규칙한 소리로 바뀐다.

관객들이 계속 손뼉을 치는 동안 이 과정이 몇 번이고 반복되기도 한다.

즉, 개개인이 같은 시간 동안 치는 박수의 수가 줄어들면서

동기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런 중 동기화한 상태로 더 큰 호응을 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이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더 빨리 치기 시작하면서 동기화가 약해지고 

곧 박수 소리는 불규칙해진다.

그런데 동기화한 행동은 우리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일까?




나는 버락오바마랑 아는 사이?


모든 것은 서너 단계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버락 오바마'와 '나'의 관계는 몇 단계일까?

단 4단계만 거치면 된다. 진짜다.

오바마 -> 오바마 책 -> 한겨레 -> 한겨레 지인 -> 나


2012년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는 7억 2,100만 명이고, 

이들은 690억 개 이상의 링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평균 사용자 한 명당 페이스북 친구의 수는 95명에 이른다.

요한 우르간데르와 스텐포드 동료들은 같은 해에 페이스북의 크기를 계산했다.

그 결과 사용자 2명 사이의 평균적 거리는 4.74였다.

로그 계산식으로 계산하면 지구상에 있는 77억 명 사이의 연결망 

또는 '6단계 분리 법칙'을 따른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4-5명만 거치면 서로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몇단계로 버락 오바마와 연결이 되어있는가?





이렇게 복잡 다단하게 얽혀있는 것도

처음에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었고, 그 작은 것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변화를 이루고 그 변화는 어느 순간 임계점에 다다른다.

하지만, 임계점에 다다른 순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된다.


이 변화 속에는 극단적이 변화도 들어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변화라고 해서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극단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발전 상태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뜻한다.





이 작은 변화를 소수들의 다양한 목소리라고 하자.

각자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임계 한계에 다다르면

그들 또는 그들이 일으킨 다양한 것들로 인해

사회적인 표준이나 규범이 급격하게 바뀐다.



이처럼 우리가 사회의 경제 시스템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수억 년 동안 성공적으로 유지해 온 생태계를 모방해야 한다.

자연으로부터 온 성공 시스템은 비용을 절약하고 경제적, 

그리고 개인적인 어려움의 짐을

덜어줄 것이다.





잔뜩 몰린 사람들이 탄력적이고 끈적끈적한 액체처럼 서로를 짓누르고 밀친다.

압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사람들은 넘어져 짓밟히고, 진실하고, 옷이 찢어졌다.

이리저리 밀쳐지다가 군집에서 튕겨 나온 사람들도 생긴다.

임계밀도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 만으로도

군중 난류가 발생할 수 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이런 비극을 예방하지 못했을까?

어떤 조건일 때, 모여든 사람들의 밀도가 어느 정도일 때,

어떤 외부적인 요인이 있을 때 군중 난류가 생기고,

그것을 어떻게 멈추는지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대규모로 모인 사람들이 이렇게 움직이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우리는 모른다.



붉은 불개미는 홍수가 발생하면 이 문제를 위해 서로가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고 있다.

불개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나누고 그 일을 최적화해서 해결 할 줄 안다.

집단지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미의 집단지성을 우리가 더 적용했더라면

10.29 참사와 같은 일들이 발생했을 때 

본능적으로 최적화된 역할 분담과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을까?





오늘날 사람들이 '사실을 만들어내고' 확신을 조작하여 강화하는 일들이 늘었다.

소셜 미디어는 신념이 같은 사람들이 서로 곧장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에 우리는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굳이 찾지 않아도 우연히 만나는 이웃과

수다를 떨면서 다양한 의견을 접했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은 나와 신념이 같은 사람들끼리만 모이기 쉬운 곳이 되었다.

소셜미디어가 이러한 현상을 만드는 촉진제가 되었다. 

그 덕분에 의견의 급진화와 양극화가 이루어지는 속도도 빨라졌다. 



개인이 주변 사회와 의견이 완전히 다르면 급진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견이 다른 개인은 타인과 더 큰 마찰을 겪게 되고 결국 급진화가 된다.

이렇게

급격한 급진화가 되면 전체 인구가 양극화되고,

의견의 다양성은 줄어들며 극단적인 의견이 차지 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인간은 사회적 동질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즉, 같은 의견을 선호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우리 인간에게는 조화를 원하는 깊은 욕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기를 바라며

항상 확인받고 싶어 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사회적 연결이 유연해야 시스템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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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연구를 거치면서

그 어떤 동물이나 식물도 협력적인 결합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점점 많은 과학자들이 협력적인 사고방식을 지지하며

조화로운 진화 이론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신다윈주의와 사회다윈주의가 서로 의심하며

치명적인 삶의 구상과 경제 계획을 내놓았다.

바로 고삐 풀린 성장, 독점 대기업, 획일화, 다양성 상실이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에서부터 배워서

그것을 우리 사회 구조에 적용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란 '협력'이다.






처음에 버섯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해해보려고 하고,

책 속에 소개된 다양한 과학실험들을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면서

이해를 하고 읽으니 점점 책 속 곳곳에 숨겨진

보물들을 하나하나 획득하면서 마지막 파이널 라운드에는

어떤 것을 이야기가 결론인지를 알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단순히 자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여러 사람과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개인적, 집단 속 문제, 고민,또 사회 현상이라 해결책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자연 속에서 어쩌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준

자연과 '협력'하는 여정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 책이었다.


호기심이 많은 분들께 강추합니다!!



ps. 서로 동떨어져 드문드문 연결된 것 같은 것들이 

결국은 함께 협력해서 서로 공생하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책표지도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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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프런티어 - 초연결시대에 생각해보는 거대한 아이디어의 미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전리오 옮김 / 퍼블리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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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부는 벽돌 위에 다른 벽돌을 쌓거나,

학사학위에 또 다른 학사학위가 쌓이거나,

은행 잔고에 또 다른 은행 잔고가 쌓이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디어 위에 아이디어가 쌓이면서 창출된 것이다.

최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은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구축된 것이다.

휴먼 프런티어 p48




코로나 이후로 우리는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되고,

경제나 사회현상 속에서 불확실성을 더 많이 접하게 되다 보니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예측해 보려는 움직임들이 생기고 있다.



이 책은

세상을 움직여온 원동력이 된 것은 바로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인류의 역사 이래 아무도 손쓰지 못한 전염병 분야를 처음으로 막은 파스퇴르,

사람이 날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사용한 라이트 형제,

창의적인 모델을 사용하여 전자기학의 세계를 연 맥스웰 등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각 분야에서의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듯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은 하나의 발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나왔던 수많은 아이디어가 섞이고 변형이 되고,

사람들의 관계, 협업 등 다양한 초연결들과 노력들의 결정들이 뒤엉켜

아직까지도 21세기에 사는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위대한 업적이 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아이디어는 경제의 중심 요소이다.

아이디어는 경합성이 없으며, 공유하거나 소비한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디어는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고, 새로운 유행의 경제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투자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아이디어가 21세기에 와서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점점 사람들이 놀라는 새로운 것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이것은 기존에 있던 핵심 아이디어를 더 다양한 방법으로 구체화시킨 것이지

20세기 때같이 수년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생성은

이제 점점 줄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왔으며

이 문제점을 해결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작가는 지금 세계의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아이디어도 역시 함께 성장, 발전, 퇴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 주면서

우리가 궁금해하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궤적을 무척이나 꼼꼼하게 그려준다.


그리고 '임무 착수, 천 개의 프로젝트 꽃피우기, 교육의 재학습, 기타 시스템의 혁명, 더욱 담대해져라'라는 우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의 제안도 친절하게 책 속에 넣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중요한 아이디어의 한계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을 소개해 주면서

우리가 휴먼 프런티어(인류의 최전선)에서 아이디어라는 모험으로 문명을 더욱 찬란하게 꽃피울지 아니면 디스토피아를 맞이할지 진지한 성찰을 하도록 만든다.



우리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어도

이 책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우리를 미래로 데려가는 힘이 무엇인지 각자 상황에 맞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알고는 있었지만 늘 결과에 신경을 쓰다보면 한번씩 뒷전으로 갔던 아이들의 창의력, 사고력 교육, 특히 '생각하는 힘 기르기'에 나도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 마이클 바스카(Michael Bhaskar)는 세계 최고의 AI 연구소인 구글 딥마인드에서 작가로 일하고 컨설팅을 했으며, 미디어의 미래와 창의적인 산업, 그리고 신문, 매거진, 블로그를 위한 기술의 경제학에 대하여 폭넓은 저술 활동과 강연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서 경제뿐만 아니라 예술, 과학, 철학, 윤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지식과 미래에 대한 그의 혜안 등 백과사전 같은 풍부한 지식의 바다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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