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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딜레마 여행 -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사고 실험 100
줄리언 바지니 지음, 정지인 옮김 / 한겨레출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은 '유쾌한 딜레마 여행'이다.
제목대로라면 이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다. 이 또한 제목이 그러하듯
역설이다.
처음 50여개의 딜레마를 읽을 때만 해도 '내가 이 책을 왜 샀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딜레마를 풀어주는 책도 아니고, 제목처럼 유쾌한 딜레마를 던져주는 책도 아니다.
단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혹은 무의식중에 지나쳐버리거나, 혹은 어떤 책에서 보았거나,
그도 아니라면 어느 철학자의 머릿속에서 튀어나온 생활속의 혹은 상상속의 딜레마에 관한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신에 대한 딜레마가 가장 자주 등장한다. 무신론자라면 상관없으나, 종교가 있는 사람들에겐
살짝 기분 나쁜 일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신과 이성이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딜레마가 5-6개 나온다.
물론 나는 무신론자이므로 결코 그 대목에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은, '유쾌함' 혹은 '딜레마의 해결'이었다. 이 두가지 모두 충족되지 못하여
적잖이 실망하였으나, 모든 책이 그러하듯 이 책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생각의 꺼리를 던져준다.
시간때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100개의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다.(한 이야기가 5페이지도 안된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들어는 봤으나 어떤 내용인지 몰랐던, 철학자들이 쓴 책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매 이야기마다 출전이 명시되어있으므로, 이를테면 나름 상식의 세계를 넓혀준다거나 혹은 관심분야에
대해 조금더 알아 볼 여지도 남겨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바쁜 직장인들이 보기에 대개의 딜레마들은 '철학자들은 정말 쓸데없는 생각하고
있구나!'싶은 생각마저 든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다 잠시도 다른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잘못된 삶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여러가지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