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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의 시작에서 부터 그 끝까지 이토록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은 처음보았다.
(어쩌면 내가 책을 많이 보지 않아서 였는지 모르지만)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곧곧에 나오는 용어들이 다소 낯설긴 하지만, 여러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할때 느껴지는 작가의 박식함과 진리를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지적은 가끔씩은 움찔하고 놀라게
할 만하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을때, 잠시 책을 덮었다. 중요한 대목에 표시를 해두기 위해서였다. 원래 책에
낙서(밑줄 등)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포스트잇을 붙였다.
하지만..얼마 지나지 않아 그건 무의미한 것임을 알게되었다.
지속적으로 포스트잇을 붙이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그냥 포기했다.
아..나도 이랬어야 했는데...
아..나도 이랬었구나...
아..나도 이렇게 해야지...
아..난 이런 상태로구나...
모든 부분이 공감이 간다...
결국 차이게 되는 주인공이...자살까지 시도하고...(물론 비타민을 잘못알고 먹는 희극이었으나...)
자신을 이성으로부터 완전히 격리 시키기로 결심하는 대목에서는 여느 소설과 다름없는 결말
인가 싶었지만...이 소설은(소설 맞아?)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그것이 어쩌면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는지도...
시종일관 절망과 회의가 가득했던 것 같던 소설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