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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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빠르게 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우리에게 천천히 가라고 말하는데 세상의 시계는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간다. 심지어 이 글을 읽는 나도 빠르게 느껴졌다. 나는 이 글들의 의미를 온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도 못하면서 글을 빠르게 훑어 내려갔다. 느린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마음도 어느 순간부터 늘 조급해지고 초조해졌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을 강요받으면서 살아왔고,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실패자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빠르게 가는 자들이 삶의 의미를 온전하게 이해할까? 나조차도 빠르게 달려갈 때는 많은 것을 잊고 산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연락할 마음의 여유와 시간도 없으며,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의 여유조차 사라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빠르게 살아가는 것일까. 정작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사람은 없으면서 우리는 미친 듯이 성공을 갈구한다. 알고 보면 행복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느리게 걷다가 세상에서 도태되면 사람들의 무시와 비난을 피할 순 없다. 그것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죽어라 공부를 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죽어라 일을 한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일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당장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조금 더 좋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한 순간에 원래의 관성을 고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 어쩌면 우리 인간들은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고 욕심을 내서 불행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무의 상태로 지낸다면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잊었던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또한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물 냄새 햇빛 냄새를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사람의 온기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시린 겨울이 있을지라도 결국엔 봄이 오리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슬프다. 사무치게 슬프고 안타깝다. 내 발은 땅에 닿고 있지만 머리와 손은 우주에 닿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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