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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롤, 액션!
연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연여름 작가님의 <스피드, 롤, 액션!>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작가님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매우 친숙해질 것 같다.
무슨 말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는 제목이라 궁금증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스피드, 롤, 액션!'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라고 한다.
촬영 전에 안정적인 사운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운드? 물으면 이상이 없을 경우 음향기사가 '스피드'라고 답하고
그 다음 카메라? 물으면 촬영감독이 '롤'이라고 답하고
그게 끝나야 감독이 '액션!'을 외칠 수 있다고.
아~ 티비에서 보던 것처럼 '레디~ 액션!'이 아니었구나.
영화 감독의 꿈에 도전한 주인공 보리가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가 젊은이들의 도전과 실패, 극복을 다룬 뻔한 성장 소설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오우~! 이런 신선한 전개가!!!!
매우 현실적인 상황에서 갑분 타임슬립? ㅋㅋㅋ
타임슬립 역시 이미 너무도 많은 뻔한 소재이긴 하지만 <스피드, 롤, 액션!>은 뻔하게 전개되지 않았다. 보통은 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해서 어느 시대론가 가는데 <스피드, 롤, 액션!>에서는 보리는 현재에 그대로 있고 각각 다른 시기에서 타임슬립해 현재에 도착한 상은, 율, 쿠리를 만나서 생기는 이야기.
그들과 함께 지내며 보리가 위로 받고 다친 마음을 회복해 간다.
덩달아 나도 뭉클해지고.....
너무 재미있어서 퇴근길에 차 안에서도 읽었다.
(차 안에서 책 읽으면 어지러워서 평소에는 차에서 거의 안 읽는 편)
마지막 장면도 예상밖이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러닝타임을 잘 살아야 한다!
177쪽 엄마는 살다보면 뜻밖의 손님은 언제든 찾아온다고 했다. 그 손님은 사람이기도 하고 사고이기도 하고 행운이기도 하고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여튼 언제나 닥쳐온다고. 그럴 땐 손님이 왜 오느냐 따지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맞이하면 될까를 생각하는 게 낫다면서. 왜보다는 이제부터 어떻게.
163쪽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건,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고 또 과감히 편집하는 일이야. 러닝타임동안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고,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걸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깎고 다듬어 만드는 거니까.”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것을 비로소 제 말로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십오 분이면 십오 분, 두 시간이면 두 시간 그 시간을 무엇으로 기억할 것인지만큼은 내가 힘껏 선택한 결과니까."
164쪽 "그러니까 너도 지금을 카운트다운이라기보다는, 신나는 러닝타임으로 살면 어때?"
사라져가는 과정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한 장면으로, 앞으로 남은 시간만이라도 그렇게 보리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연여름 #스피드롤액션 #자이언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