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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평점 :

"코로나는 우리에게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하라고 도전하고 있다.
종교는 무엇인가?
학교는 무엇인가?
회사는 무엇인가?" (86쪽)
요즘처럼 역사의 한복판에 있음을, 시대의 변화가 진행중임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의 모습이 코로나 이전과 다를 거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과연 어떻게 달라질지는 막막하고 막연하기만 한데요.
유현준 교수님 신작 <공간의 미래>를 읽고,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어떻게 바뀔지 혹은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현준 작가님이 이전 책에서, 방송에서, 꾸준히 말씀해오신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어져 있어요.
제가 유현준 작가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상을 바라보는 건축학적 시각이 가져오는 색다른 해석 때문이에요.
로마 제국은 오래 지속되었는데 몽골 제국은 왜 금방 멸망했는가와 같은 역사적 사건을 건축의 입장에서 해석하신 것이나
(알쓸신잡에서) 우리가 '한국의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지붕과 처마의 곡선의 각도를 건축의 입장에서 설명하신 것 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의 이유를 다른 관점에서 설명해주시는 것들이 정말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었거든요.
건축학이 인문학의 영역으로 들어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우리나라 집값 문제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거니와 우리나라 회사의 조직 문화, 학교 교육의 지향점 등 많은 사회적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현상을 비판만 하는 다른 책들과 달리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준다는 건데요.
물론 모든 대안이 다 수긍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다른 분야는 저도 잘 모르니 유현준 작가님 생각만 읽고 '그렇구나~' 할 수 있는데
적어도 제가 관련이 되어 있는 교육 분야에서는 작가님의 문제 의식과 대안에 모두 동의하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미래 사회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한 시대가 되어야 하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재능기부가 없어져야 한다는 말씀에는 백 퍼센트, 천 퍼센트 동의!!!!!
"재능 기부는 사회 발전을 위해서 없어져야 한다. 재능은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통해서 돈을 벌로 그 돈을 기부해야 하는 거다. 선배들이 재능 기부를 시작하면 이후에 재능 있는 후배들이 재능으로 먹고 살 수가 없어서 그 분야를 떠난다." (309쪽)
책에서 그려주신 미래의 모습 중 어느 것은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또 어느 것은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인가, 말이 되나? 싶은 것도 있기도 해요.ㅋ
그런데 인류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지금의 모습도 과거의 시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불가능한 모습이었겠죠.
그렇다면 미래는 그 어떤 모습도 불가능하다고만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미래는 디스토피아로 찾아올 것인가, 유토피아로 찾아올 것인가.
너무 떨리는 질문이지만
유현준 작가님의 이 책은 표지를 통해 대답부터 미리 하는 것 같네요.
미래는 무지개빛이라고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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