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여행자 오소희 산문집
오소희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제 책장의 한칸에는 대표적인 여성 여행작가작가 세 분의 책이 함께 꽂혀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소희 작가님은 세 분 중 유일한 '엄마'이기도 하셔서

여행자로서, 엄마로서, 여행하는 엄마로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시기도 하고 영감을 주시기도 길잡이가 되시기도 롤모델이 되시기도 하죠.


코로나로 전세계인들이 발이 묶인 요즘, 여행자 오소희 님의 새로운 여행 에세이가 나왔어요.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입니다.


표지 그림의 여자는 창밖의 풍경을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집 안에 있는 이 사람은 밖을 그리워하는 걸까요, 집안의 안락함을 만끽하는 걸까요.


누군가는 코로나를 재앙의 코드로 말하고

누군가는 변화의 코드로 말한다.

나는 이 책에서 소박하게, 일상의 재발견으로 말하고자 한다. (14쪽)​​


오소희 작가님은 서문에서 이 책은 '일상의 재발견'을 이야기한다고 밝히셨는데

역시 제게는 '여행기'로 읽혔어요. 


집을, 삶을, 내면을 여행한 여행기예요.


멀리 넓게 다녀보신 분이라 가까이 깊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신 건가봐요.


쉽게 주어진 것은 별로 귀하지 않은 법이라,

그들은 못 가진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마어마하게 행복하지 않다. (31쪽)


어렵게 주어진 것은 귀한 법이라.

그들은 가진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마어마하게 불행하지 않다. (32쪽)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그룹의 모습만을 보게 되므로 나보다 월등히 많이 가지고 있거나 나보다 월등히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의 생활을 보지 못하잖아요.


​책을 읽으면서 저도 같이 '내가 이미 가진 것,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지난 1년은 물론 '잃어버린 1년'이라고들 할 만큼 상실감과 박탈감을 주었지만

돌이켜보면 장점이 없던 것도 아니었죠.


작가님 말처럼 이미 존재하던 것들의 가치를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잖아요?



내게 시간이 주어져 있다는 건

언제나 신비롭고 감사한 일이다.

마지막 그날까지,

내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이기에. (103쪽)



저도 작년에 갑자기 훅! 던져진 많은 시간을 새로운 것들로 채워가면서 

저를, 생활을, 인생을 돌이켜보고 재정립했던 것 같아요.



천 명의 사람이 생각 없이 갈지자로 걷는다.

그 가운데 한 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똑바로 전진한다.

나머지 999명이 그의 걸음을 주목한다.

인간의 깊이는, 그 순간 생겨난다. (120쪽)



이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집단 면역이 생기게 되면.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다시 이동의 자유가 주어지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고 해서 여행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닐 거라 생각해요.


똑바로 걷는 한 명이 될 수 없어도,

그 한 명을 '찾아'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넓게 여행할 수 없다면 깊게 여행하면 되잖아요.



면지에 인쇄된 오소희 작가님의 사인 문구 '떠남과 머묾 사이에서' 

저는 '넓이와 깊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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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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