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
김수정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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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심은 많은데 여전히 진입 장벽이 느껴지고 봐도봐도 모르겠고 어떻게 시작 또는 접근해야 할지 헤매는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 <미술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예요.

 

전문가 아닌 일반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미술 책은 특정 화가를 중심으로 일생과 그림을 함께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여러 그림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책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미술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관심이 있다고 해서 마음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사랑으로 비유하여 말한다면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넘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애지도서랄까요?ㅋ

그 방법이 매우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라서 몇 가지 방법만 따라해도 미술과 친해지는 게 금방이겠더라고요.

 

관심이 행동으로 이어지면 경험이 되고 경험이 쌓이면 취향이 되잖아요. 그 '취향'이라는 것을 만들거나 알게 되기까지도 시간이 좀 필요한 거 같아요. 제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지금 딱 제 삶이 좋거든요? 그 이유가 이제 제 취향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가 정립이 되면 흔들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되니까요.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참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취향은 수많은 실패와 낭비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53쪽)'라는 문장에서 격한 공감을 했네요.

 

작가님이 서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미술이 우리를 구원하는 순간'이 있다고 믿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미술'을 '예술'로 바꾸면 더더욱요. 여기서 예술은 '아름다움'과 동의어로 봐도 무방할 것 같고요. 그래서 '아름다움에 관한 생의 원리는 지극히 단순합니다. 내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면 이를 가까이하게 되고, 가까이할수록 더 사랑하게 되며, 사랑함으로써 아름다움이 나의 일부가 됩니다.(87쪽)'라는 말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한 거라고 생각돼요.

 

미술을 좋아하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사람들은 미술과 가까워질 것이고 그만큼 더 사랑하게 될 거고 사랑하는 만큼 아름다워질 거예요. 사람들이 흔히들 '예쁜 쓰레기,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이라 칭하는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는 유용한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 평소에 실용서적 안 읽는데 이 책이야말로 찐 실용서네?!?!?'

 

아닌 게 아니라 책이 정말 구체적으로 쓰여져서 '일정 관리 앱을 쓰세요'라고 한 다음에는 정확한 앱 명칭까지 알려주고, 책에서 언급한 그림은 사진 자료 아니면 QR코드로 바로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방법을 제시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행 방법과 작가님 본인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시니 1:1 코칭을 받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이 책 읽고 작가님이 소개하신 인스타 계정 몇 개를 팔로우했어요.ㅎ

 

그리고 저의 루틴을 점검해보았어요.

책에서 알려준 방법 중에 SNS에서 예술 관련 채널 구독, 전시회나 예술 도서에 대한 감상 기록, 관심 있는 전시회 일정 확인 등은 저도 하고 있었고요. 내게 맞는 미술책을 경험 추구형, 이야기 몰입형, 키워드 탐구형으로 나누어 추천해주셔서 제 책장에 미술책 칸을 살펴봤는데....

 

음... 저는 키워드 탐구형인가봐요. 유럽, 이중섭,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이라는 키워드가 보이네요.

 

작가님은 도록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어요.

저도 도록을 참으로 사고 싶지만.....

그게 무시 못할 가격이라서...ㅠㅜ

저는 대신 (예쁜) 마그넷을 사기도 하고요.

 

저만의 방법이라면 전시회 관람 후 티켓과 브로슈어 등의 관련 자료를 파일에 모아두는 것인데요.

2004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게 이제 파일 다섯 권을 넘어 여섯 권째가 되니 참으로 흐뭇하고 뿌듯해요.

 

​이 책 덕분에 저의 경험치는 앞으로 더 넓고 높게 쌓일 듯해요.

 

 

57쪽 곁에 있었던 이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취향이 내게 물듭니다. 이제 내 것이 된 취향을 기억할 때 그 사람이 떠오릅니다. 그 사람의 색깔이 나에게 의미 있는 색깔로 존재합니다.

 

97쪽 미술관은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아름답다는 건 개념적인 의미만은 아닙니다. 아름다움이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피부에 닿는 실재입니다. 그래서 미의 간판을 단 공간이라면 무릇 물리적인 실재를 가져야 합낟. 설게도면 위에 처음 선을 그을 때부터 건축의 마무리로 '미술관' 간판을 달 때까지 건축가와 의뢰인은 미술작품뿐 아니라 건물 자체도 '예술'이 되도록 오랜 시간 고민합니다. 대부분의 미술관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미술관이 지향하는 전시의 성향을 잘 담을 수 있는 미적인 공간을 추구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150~151쪽 오마주가 눈을 밝힐 때 아름다움은 더 빛을 발합니다. 저 말고도 누군가가 과거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존경의 마음을 담아 차용했다는 이야기니까요. 오마주를 알아볼 때 과거의 저를 칭친합니다. 한번 보았던 아름다움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니까요. (...) 오마주라는 단어가 쓰이는 곳이 어디 예술작품뿐일까요. 우리 모두 존경하는 이의 삶을 닮아가고자 노력하지 않나요. 우리의 삶 자체가 누군가의 오마주일지도 모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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