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띵 시리즈 7번째 책은 호원숙 작가님의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이에요.
호원숙 작가님은 박완서 작가님의 따님이세요.
어머니를 따라 문인으로 살고 계시고,
지금도 박완서 작가님이 사시던 집에서 계속 살고 계시다고 해요.
이번 책은 박완서 작가님 10주기에 맞춰 출간되었어요.
'띵 시리즈'가 없었으면 이 책은 어디에서 어떻게 나왔을까 싶게 정말 시기도 내용도 적절했고요.
'오직 딸이라서 가능한 박완서 문학의 코멘터리'라는 띠지 문구도 너무너무 딱 맞아서,
박완서 작가님의 딸인 호원숙 님이 직업이 '작가'라는 점에도 무척 감사했어요.
정말 천재적 소설가라고밖에 할 수 없는 박완서 작가님이
요리까지 그렇게 잘하시다니(그 당시에 홈베이킹이라뇨-_-;;;) 완전 사기캐 아닌가요.
여러 작품을 통해 식물에 관심이 많으시고 잘 아시고 잘 가꾸신다는 건 알았지만
이 책을 통해 보니 박완서 작가님 글에 음식이나 미식에 대한 묘사도 많았네요.
호원숙 작가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어떻게 박완서 작가님의 글로 표현이 되었는지를 맞춰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고 독자들이 알지 못했던 뒷얘기(?)를 읽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호원숙 작가님에게는 박완서라는 거목의 그림자가 어쩔 수 없이 드리워져 있겠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선입견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박완서 작가의 딸' 호원숙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할머니 '호원숙'이 쓴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은 '박완서'라는 이름을 지우고 읽어도 충분히, 정말 이 자체로도 가치 있고 멋진 책이었거든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어 애틋하기도 했고
요리와 음식에 관계된 에피소드들이 너무 재미있기도 했어요.
이렇게 먹는 것에 진심인 이야기 넘 좋아요~ㅎㅎㅎㅎ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저도 저의 엄마에 대해 생각했어요.
엄마와도 종종 하는 얘기인데.
언제일지 모르지만 분명히 올 그때.... 친정 엄마가 안 계신 그때.....
그때 저는 어떤 맛을 그리워하게 될지...
저희 엄마도 남부럽지 않은 음식 솜씨를 가지신 분이시라서요.
자타가 인정하는 김치 실력자이시고 특허내고 싶은 고추부각을 만드시고
두릅이나 호박잎 등이 가장 맛있게 데쳐지는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알고 계시고
된장이나 간장에 삭히는 향토 음식도 웬만한 장인 뺨치게 만드시고
명란두부찌개나 돼지 사태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도 평범한 메뉴지만 비범하게 만드시고
같은 된장으로 끓였는데도 전혀 다른 맛이 나는 친정엄마표 된장찌개는 먹어도 먹어도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음식이에요.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은 '엄마 박완서의 부엌'이 아니어도
그리운 혹은 그리울 '엄마의 부엌'을 간직하신 분이라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박완서 작가님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더더욱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