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유효한 이솝 우화

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이솝 우화 전집을 읽었어요.

이솝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름이지만 이번에 책을 다시 책을 읽어보니 저는 아는 게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우선, 이솝이 그리스 사람이라는 것도요.

이솝은 영어식 이름으로 원래는 '아이소포스'라고 하네요.

'아이소포스'라고 알려졌으면 그리스 사람이라고 대강 눈치는 챘을 텐데,

이솝이라고 하니 그리스인일 거라곤 전혀 알지 못했어요.

사실 이솝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유럽 어디겠지... 정도?

​그리고 이 이솝 우화가 그리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인지도 몰랐고요.

이솝이 기원전 6세기 사람이니 이 이야기가 몇 천 년을 전해져 온 거잖아요?????

와.. 정말 생각도 못 했..-_-;;;

이솝 우화를 어릴 때 동화로만 접했는데, 

그래서 전 이게 안데르센 동화나 그림형제 동화 같은 건데 좀더 오래된 이야기로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솝우화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대요.

애초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였고, 그렇기에 일상에서 깨우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해요.

이번에 읽은 이솝 우화 전집은 고대 그리스 원전을 직접 번역한 판본이고요.

동물을 귀엽게 의인화하여 표현한 일러스트가 아니라 19세기의 유명한 삽화가들의 일러스트가 들어있어요.

여러 명의 삽화라 각각 스타일은 다르지만, 현대와는 다른 느낌의 색다른 일러스트를 접할 수 있어요.

이솝 우화는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서도 읽었던 책이라고 하는데요.

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위대한 철학자의 사랑을 받았을까요.

현대지성 클래식 <이솝 우화 전집>에는 총 358편이 실려있어요.

이야기 하나가 그리 길지 않아 빠르게 읽자면 금방금방 읽을 수 있지만 

이 짧은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곱씹어보면 많은 생각을 할 수가 있어요.

아래쪽에 짧은 해설이 달려있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역시나 인간이 가진 본성과 인간 사회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였어요.

인간의 이기심이나 어리석음을 비꼬는 내용들이 몇 천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유효한 걸 보면,

인간의 본성은 크게 변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이솝 우화가 주는 교훈은 새겨둠직 하고요.

이게 아주 오래전 그리스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속담이나 전래 동화와 비슷한 것도 있는 걸 보면

역시나 인간의 본성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한 거 같죠?

78번 이야기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하잖아요.ㅎㅎㅎ

하지만 인간의 나쁜 본성을 꾸짖은 이야기는 큰 공감이 갔지만

나쁜 짓을 하면 꼭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인과응보는 요즘 보기 힘들어진 것 같아 씁쓸했어요.

​36번 여우와 개 이야기를 읽고서는 저는..... 성추행이나 아동 성범죄 등이 떠올랐거든요.

흔히 그러잖아요.

내 딸 같아서 그랬다, 예뻐서 그랬다, 귀여워서 그랬다..... 

이솝 우화에서 새끼 양을 희롱하는 여우는 개에게 혼쭐이 났지만,

지금 우리 현실에는 여우와 새끼 양은 많아도 개는 없는 것 같아서요.

정말 이런, 너무도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져왔던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이면 참 좋겠는데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이솝 우화는 가치를 갖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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