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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평점 :
#다괜찮아요천국이말했다
죽음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작가 미치 앨봄의 신작 소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를 읽었어요.
미치 앨봄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익숙한 이름인데요.
이번 책에서도 미치 앨봄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요.
결혼식 서약 14시간 후에 죽음을 맞게 된 애니.
이 설정부터가... 너무 기구해서.... 작가님 좀 너무하시네요!!!!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애니의 인생은 그보다 더 너무했어요.ㅠㅜ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맞고 부모님은 이혼하고 놀이동산에서의 사고로 왼손을 크게 다치고 그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니고 그래서 친구도 없고,
엄마의 과보호와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만난 남자는 형편없고 그 남자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오랜만에 만난 엄마는 곧 병으로 죽고...ㅠㅜ
이럴 수가 있나요?
그렇게 힘들게 살다가 겨우 진실한 사랑을 만나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바로 죽음이라니요. ㅠㅜ
이 책은 바로 그 죽음 이후부터 시작해요.
천국에서 애니는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주었던 다섯 사람을 만나게 돼요.
그 사람들을 통해 애니는 기억에 없던 일, 자신이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서서히 깨닫게 되는 삶의 소중함과 신비.....
그 다섯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저도 같이 울고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과거와 현재의 많은 이들이 나의 삶을 위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을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만일 제가 죽어 천국에 가서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다섯 사람을 만난다면...
그 중 첫 번째는 애니처럼 의사 선생님일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파상풍으로 인해 죽을 뻔했다고 들었거든요.
그때 저를 살린 건 물론 당연히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이었지만,
지금까지 '의사 선생님'은 생각 못 했어요.
누구신지도 모를 그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덕분에, 제가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요.
그렇게 저도 제 인생에 대해 생각하며 미치 앨봄이 건네는 위로의 인사를 잘 받고 있었는데.
아... 반전 결말!!!!!
펑펑 울었어요...ㅠㅜ
이날 책과 상관없이 우연히 남편과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랑 남편은 둘다 종교가 없어서... 종교적인 의미의 '신'과 '천국'과 '지옥'을 믿지는 않지만
신이 있다면 정말 이런 세상을 만드셨을 것 같아요.
삶과 죽음은 이어져 있고
그 맞닿음으로 따뜻한 마음을 갖게 만들고 선한 마음을 갖게 만들고 그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이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요.
10쪽 애니는 젊었기에 끝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천국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모든 마지막은 시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천국은 늘 우리를 생각하고 있다.
78쪽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새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113쪽 "애니, 우린 외로움을 두려워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 외로움은 형태가 없어. 그건 우리에게 내려앉는 그림자에 불과해. 또 어둠이 찾아오면 그림자가 사라지듯 우리가 진실을 알면 슬픈 감정은 사라질 수 있어." "진실이 뭔데?" 애니가 물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필요로 하면 외로움이 끝난다는 것. 세상에는 필요가 넘쳐나거든."
176쪽 우린 치유하기보다 상처를 안고 있으니까. 다친 날은 정확히 기억해도 상처가 아문 날은 누가 기억하겠니?
210쪽 그렇게 구원이 일어나는 거란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바른 일을 할 문을 열어주지.
234쪽 우린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뭔가를 잃어, 애니. 때론 방금 내쉰 숨결처럼 작은 걸 잃고, 때로는 그걸 잃고는 못 살 것 같은 큰 걸 잃기도 하지.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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