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 - 1호 가족법 전문 변호사의 이혼사건 다이어리
조인섭 지음, 박은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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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섭 변호사님이 변호사의 꿈을 꾸었던 어린시절부터 변호사가 되어 일을 시작하고 점차 경험을 쌓으면서 가족법 전문 변호사가 되고 아버지와 함께 일하다가 독립해서 이혼 상속 특화 법무법인을 만드시고 수많은 사건을 맡아 처리해온 이야기예요.


다양한 사례들이 실려있는데,
정말 황당한 이야기도 있고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고 통쾌한 이야기도 있어요.

요즘 이혼이 많이 늘었다고 하고 이혼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세상을 살면서 모든 일의 결과가 다 좋을 수 없고 모든 일이 다 성공할 수는 없으니까요.

결혼도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일 중의 하나이니 그 이후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고
나쁘면 끝낼 수도 있어야겠죠.

 

하지만 누가 잘못을 했든 이혼 자체도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이혼이라는 게, 이혼을 결정한 순간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이혼을 했다고 바로 불행 끝, 행복 시작!도 아니니까요.

 

 그러니 책에서 '결혼은 선택, 이혼은 결단'이라고 하신 표현에 공감이 돼요.

책에서 이런 부분이 나와요.

 

이혼을 하면, 많은 여성들이 '극빈자' 층으로 떨어진다고.
재산 분할을 넉넉하게 받지 못하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고.
애랑 어떻게 살지 너무도 두렵지만 죽을 결심으로 이혼한다는 여성들이 있다고.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아내가 남편과 같은 수준으로 직업을 갖고 돈을 벌기란 쉽지 않죠.
그런 상황에서 이혼이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수준을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중대 사건일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할 수밖에 없을 때,

 이혼 후의 어려움이 경제적인 데만 있지는 않고, 귀책 사유가 남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니
다른 경우를 산정하더라도 이혼 과정에서 받을 상처, 이혼 후의 어려움 때문에 이혼을 오래 고민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할 수밖에 없을 때라면,

그런 상태라면 이혼을 안 하고 참고 사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맞겠죠.

나를 위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그래도 '이혼'을 할 수 있는 건 다행이라고요.

이혼 청구, 이혼 소송, 재판, 재산분할, 친권, 양육권, 양육비....
어쨌든 전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이혼 청구조차 못하고 고통속에 살고 있을 사람들이 너무도 많을 것이라서요.

 

책에도 나오잖아요.
수년을 남편에게 맞고 살면서 아무리 경찰에 신고를 해도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다가 결국 남편의 휘두른 칼에 찔려 죽은 사례가요.

 

정말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슬펐어요.

 

 그리고 또 결혼이나 이혼은 어쨌거나 남편과 아내 본인들의 결정이고 선택인데
그와 상관없이 부모의 결정에 따라 위태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도 너무 불쌍하고요.

 

책에서는 이런 다양한 사례에 대해 감정적으로만 접근하는 건 아니고
변호사님께서 느끼신 것들이나 요즘 추세 등에 대해서도 잘 설명이 되어있고
(예를 들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

이혼, 상속과 관련한 생활 가족법 상식이 들어있는 것도 좋더라고요.


저는 이혼 후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사람들 이야기도 그동안 너무 화가 났는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사람에게 감치신청을 할 수 있대요.


돈 없다고 양육비 안 주고 뻔뻔하게 버티다가 구치소 들어간다니가 바로 돈을 내준 사례는 정말 통쾌.ㅋ


이런 법이 있다는 거 많이들 아셔서, 양육비 안 주는 나쁜 전배우자에게 꼭 돈을 받으면 좋겠어요.


이 책에서 제가 꼽은 결정적인 장면(대사)은 이거예요.


양육권을 잃었다고 괴로워하는 (바람 피운) 여자에게 한 판사님의 말씀.

 

"피고, 그렇게 바람 피우면서 본인이 피눈물 흘릴 날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나요."
 

너무 속시원했어요.

이혼은 물론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지만,
가정 파탄의 책임이 한쪽에 명확하게 있다면.... 이혼 유무와 별개로 합당한 벌을 받아야겠죠.
그것에 법적 처벌은 아니더라도요.
다른 사람에게 그리 큰 상처를 줬으면 본인도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죠.
 

책에서 조인섭 변호사 님이 하신 말씀처럼,
어려운 선택을 한 이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며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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