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바다로 간 아침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홍성민 옮김 / 현문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성장을 요구하는 아이에게 어른의 잣대는 걸림돌이 될 때가 있다. 부모의 바램이 아무리 올바른 방향으로 흐른다 해도 아이의 사고가 어른들의 시선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조율되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바다로 간 아침>(현문미디어) 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은 어른의 사고와 아이의 시선이 잘 교차된 가족 소설이다.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히로미는 아빠의 권유로 수영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갈비뼈 부근 겨드랑이에 길쭉한 상처가 생기면서부터 아이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염려와는 달리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스스로 항해를 시작한다.

‘바다의 아이’라는 다소 황당한 소재를 썼음에도 이 소설은 전혀 황당하지가 않다. 가족애를 전재로 그렸음에도 너무 지나친 진지함이나 눈물어린 감동은 없다. 다만 이 소설을 읽고나서 느끼는 것은 가족이라는 모성체와 아이들이라는 소중한 선물에 대한 감사뿐이다.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단숨에 263쪽의 두터운 내용을 독파하게 만든다.

2004년 한해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던 이치가와 다쿠치의 숨은 힘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환상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있다. 하지만 그 환상은 몽안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현실이라는 결계에 의해 그의 환타지는 신비적이면서도 일상적이라는 두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아이들의 대화에서는 재치와 순수함이, 그리고 어른들의 대화에서는 이해와 관용이 물씬 풍겨나는 이 소설은 부모가 아이가 함께 읽을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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