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유시민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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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85학번이던 숙모는 조선일보를 끔찍이도 싫어했다. 치열한 운동권은 아니었다손 치더라도 그 때 학생들이 편안히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시절과 무관하지 않으리라고만 집작할 뿐이었지 캐물어 본적은 없다. 나는 지극히 유순하면서 배부르고 이기적인 학생일 뿐이었다. 오직 한겨레만 구독하는 숙모 덕에 (우리집은 신문을 구독하지 않았다) 언어영역에 사설을 읽어야 한다는 선생님들의 충고를 받들어 숙모가 구독하던 한겨레를 공수해다 읽곤했다. 

물론 그후에도 따로 신문을 구독하지 않았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실시간으로 필요한 기사를 볼 수 있게되면서 굳이 돈을 주고 신문을 구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보수언론의 장난질을 조금씩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을 하게 되면서였고 그 추악한 왜곡보도를 경악을 하게 된것은 작년 촛불 집회를 지나면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숙모는 왜 그토록 조선일보를 싫어하게 되었는지를  막연하게 짐작하던 것들이 선명해 진다.  요목조목 실제 증거 기사들을 따져가며 알려주고 있다. 찍히면 죽는다며 펜대로 권력을 휘둘러 온 것이다. 악의적인 왜곡으로. 이건 단순히 노무현이라는 정치인 한명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가 없다. 조선일보의 다음 타겟은 유시민이 되는건가? ㅡ.ㅡ

치떨리 않는가? 친일찬양하고 군사독재정권과 결탁하여 그 몸집을 키워온 신문이 한국의 제1신문이라니..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면서 명쾌하게 드러나는 게 또 있다. 왜 그토록 MB와 한나라당이 방송법개정에 목을 메는지....  

신문과 방송겸업을 가능하게 하고 재벌이 방송 지분을 가질수 있게 하는 것은 정권을 잡기 위해 빨아준 기관지에게 주는 보상이요 선물인 것이다. 인터넷 파급력으로 인해 그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신문의 영향력은 다른 말로보면 정권을 잡는데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말이 될것이다.  그래서 방송도 잡고 인터넷도 잡으려고 온갖 술수를 다 부리고 있다.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2중 3중의 방어책이 미디어법인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위해 발악을 하는지 눈에 훤히 보인다. 참으로 눈물겹지 않은가? 천년만년 대대손손 밤의 대통령과 낮의 대통령으로 군림하기 위하여 ...

유시민은 조선일보에게 그 좋았던 시절이다시 오지 않을것이라고 말미에 단언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몹시 불안하다. 한나라당은 6월 국회를 열면 쪽수로 미디어법을 밀어붙일 것이고 이에 반대하는 언론노조와 MBC는 사생결단을 낼 각오로 싸우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사생결단이 될 것이다.

알고도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지금도 자칭 국민의 방송은 관영방송으로 전락한 판국에.. 권력과 결탁하여 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기에 급급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독자를 세뇌시키는 수구매국신문이 이제 방송도 장악하면 이 땅의 희망은 어디서 보게 되겠는가.  

가슴의 불을 꺼낸다. 편안한 대학시절을 보낸 대가를 세상에 무관심했던 대가 이제 치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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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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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소위 말하는 노빠가 아니다. 모든 일에 방관하는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내가 친가외가를 통틀어 죄다 경남 바닥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 속에 살다보니 종종 부딪히는 일이 있었다. 그건 늘 지역감정이었다. dj와 노무현을 욕하는 부모님과 친척들 사이에서 정치색 드러내길 몹시 꺼려 하던 나는 참지 못하고 언쟁이 붙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어린 것이 뭘 아냐고로 몰아붙였고 결국 나는 어쩔 수없는 답답한 벽만 확인한 샘이었다. 나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말이다.

그의 업적에 대해서는 훗날 역사가 평가할 일이라 호불호를 따지기엔 내 지식과 역량이 부족하다. 허나 인간 노무현이 살아온 길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정치인이었고 대통령이었다는 걸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이 책 곳곳에서도 그런 그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가슴을 죄던 고백들부터 털어 놓고 시작한다. 그리고 돈이 없어서 정치 하기 힘들다고 책이 좀 팔렸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고 전화번호도 올려 놓는 그를 보면서 전화를 걸뻔했다. 만감이 교차한다. 아직은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다시 눈물이 난다. 소통이 단절되고 나서야 그 소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울부짖고 있다. 왜 우리는 늦게 깨닫는 것일까.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중 한명이던 어머니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울고 계셨다. 그리고 장대비 맞고 기어이 조문을 하고 오셨다. 물론 그건 내가 느꼈던 감정과는 좀 다른 종류의 것이란 걸 안다. 이책을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서거후 이 책을 다시 구입했다. 어머니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다음 선거에서 어머니도 또 지역감정에 얽혀 표를 던질지도 모른다. 평생을 그리 살아오신 분이라 쉬이 변할 것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 어머니에게서도 희망을 보고 싶다. 아직 대한민국 정치가 더럽다고 고개 돌리고 싶지 않다. 그의 말처럼 더러운 정치를 새롭게 바꾸는 힘은 우리들의 손에 있을테니까.  

훗날 나의 아이들에게 좀더 좋은 세상을 사람 사는 세상을 남겨주고 싶다. 나는 친구들에게 말한다. 이것들아 투표 좀 하고 살아라라고.. 이 땅에서 더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투표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없이 표를 던지지 말고 좀 꼼꼼히 따지고 묻고 최고가 없다면 최선의 선택을 하라고... 더는 방관자나 비겁자가 되지 말자고..

이 한권으로 그를 알기엔 역부족이다. 출판된지 십년이 넘어선지 책은 참 허술하게 만들어진 게 눈에 띈다. 오탈자도 많이 보이고 우선 편집이 엉망이다. 다시 잘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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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6-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간냄새 나는 분이셨죠. 지역감정도 사라지고 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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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광화문 . 광화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새벽을 맞았습니다. 전쟁터와도 같던 그곳에서 아침 dmb로 아침 뉴스를 시청하다가 박경리 선생의 49제 소식을 들으며 벌써 시간이 그리 지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유고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라는 제목을 들으며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복받쳐 눈물이 흘렀습니다. 토지는 물론이요, 파시, 김약국의 딸들을 읽으며 여고시절을 보냈습니다. 꼭 그분의 마지막 유고집을 소장하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가슴이 미어지는 소식을 하나 더 듣게 됩니다.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집단에 그분의 마지막 유고집 광고가 실려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를 어쩝니까. 그분이 살아계셨더라면 뭐라 하셨을까요? 부디 그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마로니에 북스에게 충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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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이향아.신달자 지음 / 정민미디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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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생활공간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던 시절 친구가 인생의 전부인양 그들땜에 웃고 울고 상처받고 싸우고 화해하는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나를 온전히 꽉 채우던 시절에 읽었던 책이다. 문득 모 포털 싸이트에 뜬 이 책 제목은 온전히 나를 그 시절로 되돌려 놓는다. 초딩때 처음 이책을 접하고 끼고 자곤했다. 그렇게 아끼던 책은 몇번의 이사과정을 통해 지금은 내 손에 남아 있지 않다. 아니 어쩜 더 이상 내게 세상에 친구가 전부가 아니란 걸 알아버린 그 어느 시점부턴가 그 책은 내게 더이상 소중한 책이 아니었던 까닭에 스스로 떠나버렸거나 혹은 무참히 버려졌을지도 모른다. 그 시절 나와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은 하나씩 그 나름의 이유를 대며 떠나갔다. 그리고 이젠 우정보다 더 튼튼하고 안정정인 가정을 이루고 가끔 전화로 안부나 묻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하나씩 떠나가는 친구들을 눈물로 보내며 가슴을 앓아하던 나를 보며 엄마는 아이들 다 크고 남편과의 사랑도 처음처럼 애절하지 않은 시절이 오면 다시 우정을 찾게 된다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엄마를 보면 다시금 친구들이 돌아오는 시점이 있는 것 같다. 그때 다시 돌아올 나의 소녀들을 나는 아무 말 없이 웃으며 받아주리라. 그 소녀들을 위해 나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겠다. 돌아온 그녀들이 서운하지 않도록.... 그리고 우리는 그간 못나눈 이야기들을 하며 그때처럼 까만밤을 하얗게 지새울 것이다.

다시 이 책이 읽고 싶다.  다시 지란지교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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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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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지 못할 문턱인가? 서른 문턱을 넘으면서 오래오래 앓았다.  병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이전에 내가 그 나이의 경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끙끙 소리내어 앓으면서 자신에게 묻는다. 돌아가고 싶니? 모든것이 희망에 가득했던 20대 초반으로.. 설레며 시작했던 사회에서 부딪히며 숱하게 울었던 그 시절로. 첫사랑. 두번째 세번째 사랑을 놓아주면서도 이렇게 앓아보지는 못했는데.. ....  그러나 돌아가고 싶니라는 물음에는 흔쾌히 그렇다고 하지 못했다.

2007년 초등학교 시절엔 2000년대가 언제올까 했었다. 2007년엔 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수중도시와 휴가땐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상상을 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서른이라는 나이만 먹었다. 혼돈의 세상과 마주했던 스물엔 서른이 되면 더이상 방황은 없을 줄 알았다. 여전히 아니 어쩜 영원히 멈출 것 같지 않은 방황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2006년 말에 읽었다. 비슷한 나이와 쏠로, 밥굶지 않을 직업 원룸에 독립해서 혼자사는 모습까지 내 상황설정과 흡사하니 감정이입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구구절절 내이야기 같다.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다가 들게 된 책이다. 서른이 넘은 쏠로로 산다는 것... 명절에 친척들을 대면하는 일보다 차라리 어느 조용한 암자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하는.. 시집 안간 과년한 딸에게 전화통화 할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엄마가 그동안 십수년동안 부어온 적금은 언제쯤 찾게 해줄꺼냐고 으름장을 놓는 엄마와 대화도 들이미는 선자리도 요리피해보고 저리피해갈 수 있었던 20대후반과는 많이 틀리다. 그 서른의 중압감에 먼저 나가 떨어진건 나자신이었어니까. 그래도 이 나이에도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를 완전히 저버리지 못하고 있던 찰나에 마주한 이 책에선 어쩐지 꿈깨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씁쓸하지만 기다려봤자 뭐가 있겠니 라고 하는 것 같아서.. 책을 덮으면서 어쩐지 그 우울함은 배가 된 것 같다. 내 이 오랜 기다림 끝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걸까?...... 더럽게 씁쓸하군.

우거지잡지 부분은 상당히 유쾌했다. 아니 파안대소했다. 운동선수들은 30줄에 들어서면 대개 은퇴를 하거나 노장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작가들은 30대라면 젊다는 소리를 듣는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직도 그 나이가 젊게 대우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있으니..

서른 여전히 앞날의 안개는 자욱하다. 여전히 나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른다. 왕자님을 기다리지도 않고 세상에 왕자님이 없다는 것도 아는 나이다. (아니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동화를 더이상 읽지 않은 날부터..) 20대의 파릇파릇한 젊음들이 싱그럽게 날뛰는 모습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못한다. 힘들게 지나온 그 시간들을 다시 되살 용기가 없어설지도.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서른이지만 부대껴만 할 필요가 있을까. 아직 가보지 못한 마흔엔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서른을 앞둔 혹은 서른을 맞은 혹은 서른을 지나온 우리 삶에 건투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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