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고향에 대한 기억들을 짜깁기한 소설이다. 이렇게 고향에 대한 기억들이 한 사람으로 하여금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나 같은 세대들에게 있어선 큰 부러움이 아닐 수 없다. 고향하면 떠오르는 것이라곤 삭막한 아스팔트뿐이니 고향의 향수 따위를 기대하기란 더더욱 힘들 것이다. 그런 이유들로 하여 앞으로 우리에게 관촌수필과 같은 소설을 읽게 될 기회는 어쩜 멸종해버린 동물을 다시 만나는 일만큼이나 힘든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살아온 시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소설속에는 우리네 인생의 온갖 역정이 담겨져 있다. 주변에서 흘려들었던 아무개네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혹은 우리어머님 할머님들이 살아온 삶이기에 소설이 동시대를 살아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이질감을 갖게 하진 않는다.

생소한 토박이 언어는 이 소설의 고향에 대한 자욱한 향수를 더해준다. 그리고 잃어버리고 살았던 인간냄새를 느끼게 한다. 가슴을 짠하게 하거나 눈시울을 붉히게 하며 아련한 그리움에 젖게 한다. 물론 과거의 고향에 대한 아무런 경험이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그런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은 소설이 주는 힘이며 역시 독자로 하여금 흠뻑 취할 수 있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아니겠는가 ....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역시 고향을 잃었거나 잊고 살아간다. 이제 우리에게 실향이란 단어는 북에 고향을 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단어는 아닐것이다. 이 시대의 젊은 실향민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