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뿌뿌 비룡소의 그림동화 36
케빈 헹크스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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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는 두 주먹을 합쳐 놓은 정도의 크기인 핑크색 토끼가 있었다. 돐 정도에 어디선가 사 준 인형인데, 쪽쪽 빨고 끼고 자고 토끼 두귀를 잡고 어디든지 데리고 다녔다. 하도 가지고 다녀서 삼사일만 지나면 새까매지는 토끼 인형을 잠자는 시간에 겨우 빼내서 빨고 다음날 아침 딸이 일어날 때까지 말려 놓느라고 얘 엄마는 꽤나 고생했다. 그러다가 8개월 정도 지나서 그 인형을 버스 안에 두고 내리는 통에 이삼일 잠을 설치고 결국 여러 가게를 헤매다가 똑같은 인형을 사주었던 기억이 있다.

아기쥐 오웬의 엄마, 아빠와 이웃집 족제비 아줌마가 걱정하듯 얘 엄마랑 나도 이러다 영영 정 못 뗄까봐 상당히 걱정을 했었는데...... 다른 인형도 사줘보고 엄마랑 꼭 안고도 자보고 여러가지 방법을 해 보았던 것 같은데, 결국은 2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스스로 정을 떼고 침대밑으로 굴러 떨어진 것을 잊어버린 것으로 딸아이의 핑크색 토끼 인형 사랑은 끝났다.

 

오웬의 현명한 엄마, 아빠는 오웬이 정말 정말 사랑하는 뿌뿌(낡은 담요)를 오웬에게서 떼어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뿌뿌를 만들어 줌으로서 문제를 풀어낸다. 만약 딸이 핑크토끼에 대해 더 오랫동안 집착했다면, 나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을까? 혹여 욱박지르거나 겁을 주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하지는 않았을까?

 

그림책을 딸과 함께 보면서 나는 항상 배우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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