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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ㅣ 꼬불꼬불 옛이야기 2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동생을 돌보랴, 빨래를 하랴 너무 바쁜 엄마는 같이 놀자는 아이의 투정에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꾸만 커지는 임금님의 귀, 귀가 자랄 때마다 부지런히 모자를 만들어야 하는 모자 짓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혼자 실실 웃게 되고 큰 비밀을 지키느라 답답해진 할아버지는 대나무 숲에서 큰소리로 외칩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짜증이 납니다. 사는게 복잡하고 힘들어서 나는 짜증인데, 괜한 심술을 딸에게 부리고 있습니다.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는 딸이 먼저 알아 차리는 것 같습니다. 한참 재미있어 지는 대목에서도 짐짓 딴척을 합니다. 그렇게 책 읽기가 끝났습니다.
입에 착착 감기는 글과 재미있는 표정이 살아있는 좋은 그림을 눈 앞에 두고도 딸과 저는 그렇게 무덤덤합니다. 딸에게 책 읽어주는 아빠가 되기로 굳게 마음 먹고 그렇게 하려고 무던히도 애쓰는데, 아직은 내공이 부족한 듯 합니다. 아빠의 다짐을 약간 손 봐야 하겠습니다.
'즐겁게 책 읽어주는 아빠되기'
우물가에 모여 웅성이는 사람들, 대나무 슾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이 제각각 정말 재미있습니다. 대나무가 모두 베어 넘어지고 그 앞에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멀리 언덕 위로 높은 모자에 관을 얹은 임금님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