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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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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냄새와 부자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다. 어느 날 이웃에 가죽쟁이 남자가 이사를 왔다. 마당에는 각종 동물의 가죽이 핏물과 함께 놓여 있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완전 가관이었다. 보이는 모습이야 대문을 잠그고 있어 안 보면 그만이지만, 가죽이 마르면서 나는 냄새는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냄새 때문에 견딜 수 없었던 부자 할아버지는 은화 100개를 줄 테니 이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가죽쟁이 남자는 은화를 더 주면 이사 가겠다고 버티면서 차일피일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자 부자 할아버지는 가죽 냄새에 익숙해지게 됐고 굳이 은화를 주고 가죽쟁이를 이사하게 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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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무리 한결같은 마음으로 평온한 직장 생활을 하고 싶어도 내 조건도 변하고 주변 환경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멈춘 환경'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게 직장생활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버티고 기다리면서 적응하는 것이 상책이다.
어떤 회사도 직원에게 회사를 맞춰주지 않는다.
직원에게 회사 운영을 맞춰야 하는 매우 특수한 상황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손에 잡을 일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직에서 참고 적응하는 법을 배워라.
-p203~206
몰라서 방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단호하게 "직장은 적응하는 곳이지 바꿔야 할 곳이 아니다" 라고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들으니, 조금 진정이 되는 것도 같다. 인용한 이솝 우화가 이 주제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진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닥치고 견디세요"라고 해주니 조금은 체념이 된다. 그런데 왜 하필 제목은 일개미의 '반란'일까. 실제 내용은 대부분 "닥치고" 일하세요, 인데. 어쨌거나 나름 신선한 시도였다고 본다. 종종 폐부를 쑥쑥 찔러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