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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와 오색달팽이의 플로깅 이야기
이자경 지음 / 담다 / 2021년 6월
평점 :
오늘날 지구는 참 무력하다, 사람 앞에.
너무나 많은 욕구와 변화 속에
파헤쳐 지거나 다듬어 지거나 둘 중에 하나인 지구.
묵묵하게 견디고 있는 이 행성에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말 "몇이나 될까?" 라고 묻는다면
'괜찮다, 안심해도 된다.'
지금의 우리는, 꽤 많은 우리는 산과 숲을 보고 강을 보고, 길을 보고 바다를 본다.
조금씩 아끼거나 줄이거나
구멍난 곳을 꿰매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나는 지구를 구성하는 일원인 털 많은 동물들을 지키고자
그들의 가죽, 털 등을 이용하여 생산한 잡화 구매를 멈춘지 오래 되었다.
소비의 범주가 줄어든다. 선택의 폭이 작아 놓치는 것들도 많고.
뭐, 예쁜 것- 갖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뭐 그런 것.
내 사소한 실천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를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연한 사실이다.!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지구의 아름다움에 보탬이 되는' 실천과 관련한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가 먼저 아름다워지는 그런 실천에 관한.
이야기의 중심인 바다를 사랑하는 가족은
에메랄드 빛 바다를 품은 제주에 산다. 나답게 살아가는 힘을 준다는 그곳 섬에서
이들은
'양식장 표식에 쓰이는 부표, 플라스틱 생수병, 비닐, 밧줄, 음료 뚜껑, 찌그러진 캔 커피, 라이터, 빨대, 쓰레기' 등을 줍는다, 바다에서(p.28).
"우리는 한동안 주인이었던 물건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관심조차 없이 살아간다. 쓰레기차가 지나가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놓치거나 버린 쓰게기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발견되어 또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찔했다."
(p.29)
"여보, 공익 활동으로 쓰레기 줍기 행사를 열어보기로 했어." "여보, 사람들에게 제로 웨이스트 물건들을 알리는 이벤트 해보기로 했는데 상품은 어떤 게 좋을까?"
나는 제로 웨이스트 활동에 관한 남편에게 얘기했고, 남편은 무심한 척하면서도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었다.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p.96)
"그들은 누군가로부터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었던 나를 세상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바라봐 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날, '지구를 구할 수 있다'라는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놓고 온 것 같다. 그 씨앗이 멀리멀리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지구의 반대편 세상 모든 곳까지."(p.96)
그래, 지구를 위한 행동과 실천이 때로 "유별나다"는 말을 듣던 때가 있었다.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나'는 인식도 더러 있었다.
지구를 위한 실천은 보다 광범위해야지 '개인'은 의미 없다는 그런 시니컬 한 반응들도 있었다.
맞아,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확실히 많이 바뀌었다.
'나부터'다. '내가 먼저', '나라도' - 이런 생각이 앞설 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재-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 놓는다.
SNS가 활발해지면서 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유저들도 더러 있다.
우연찮게 알고리즘으로 보게 되는 '친환경' 활동 정보의 일부는 정말 유용할 때도 있다.
"일단 줍고 보자. 춥다고 핫팩을 내 몸처럼 지니고 다니더니 식으면 아무렇게나 버리는 사람들.
온도가 1.5도가 더 올라가서, 더 뜨거워지면, 지구도 버릴 수 있을까.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p.167)
플로깅,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는 가치가 있다.
그런데 플로깅을 하는 순간, 그저 신체의 건강과 환경의 건강을 지키는데 국한되지 않고
어떤 움직임, 의지, 의식, 인식과 같은 것들이 생겨난다.
내 삶을 지키는 것,
내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 곧,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원과 환경- 이를 품고 있는
지구를 지키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 말이다.
"나를 위해 달리는 시간
아이들도 나를 보며 자라겠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우리는 자연의 일부"
"'작은 시간의 꾸준함'이라는 해결책을 알게 된 덕분에 건강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매일 아침 나를 위해 달리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애틋하다."(p.191)
"내가 지나가는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허리를 굽히고 또 굽혀 작은 소망의 씨앗들을 심어 본다. 내 행동의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지금보다 깨끗한 세상이 될 것 같은 희망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p.181)
"'더 파란 길'에서 아이들이 살아갈 깨끗한 미래를 상상해본다. '더 파란 길'위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본다."(p.178)
아름다워졌음에도 여전히 걷고 있는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