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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먼 길
캐런 매퀘스천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보자마자 표지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장 어디라도 떠나고 싶었다. 어릴 적 빨강 머리 앤을 봤을 때 앤이 어디론가 떠날 때 쓰던 모자와, 옷, 가방까지.. 딱 그런 이미지가 떠올랐다.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역시 내가 표지에서 느꼈던 첫 느낌 그대로 너무나 예쁜 소설이었다는 것이다.
사랑했던 남자를 떠나보내고 그의 자식을 자기자식처럼 키우고 살았던 30대 마니, 10년전 친딸이 살해당한 뒤 힘들게 살고 있는 40대 리타, 은둔형처럼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살고 있는 60대 라번, 항상 밝은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심령술사 20대 재지.
공통점이 전혀 없을 것 같던 이 여자 4명이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더 좋았던 것은 여행이라고 해서 마냥 새롭고 즐거운 일들만을 그려넣은 것이 아니라 네 명 각자의 스토리까지도 이어지도록 하였고, 실제 있을 법한 서로의 다툼과 화해의과정까지도 너무나 공감되게 그려넣었다는 것이다.
4명의 캐릭터들 각자의 상황, 느낌도 생생히 살아 있었고,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의외의 반전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들도 곳곳에 있어서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특히 심령술사인 재지는 죽은 할머니를 비롯해 죽은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캐릭터였는데 이것이 더욱 더 그런 묘한 분위기를 살려준 것 같다.
“아가, 어떻게 해야 네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은 너만이 안단다.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르렴. 기억해라. 우주가 협력할 때는 한 가지 이유로 그렇게 한단다. 우연의 일치라는 건 없어”
재지의 할머니가 했던 말 중의 일부이다.
사람들은 어쩌면 누군가가 (그게 귀신일수도 있지만) 내 결정된 미래를 말해 줄꺼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령 그게 결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과연 그걸 지금 내가 알고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어쩌면 재지가 들었던 소리들이 재지 자신의 마음속에서 들려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