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무버 - AI 시대, 150%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밀
김재엽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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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AI가 화두다. 이미 챗지피티나 미드저니 같은 앱에 익숙한 MZ들을 보자니 덜컥 위기감이 엄습한다.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고 나만 뒤쳐지는 기분도 든다.

이 책은 이런 걱정을 날려준다. 저자인 김재엽은 홍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삼성, 마이크로 소프트, 네이버 등 굴지의 기업들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이력도 있다. 주로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AI를 활요하는 법과 자세를 알려준다.

그가 강조하는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 크리티컬 씽킹: 당연해 보이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
- 엘라스틱 마인드: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하라.
- 익스페리멘탈 인사이트: 실행하며 진화하라.

책은 저자가 업무와 교육 현장을 통해 얻은 통찰과 노하우를 정리했다. AI 를 활용하여 제작한 다양한 사례들이 이해에 도움을 주어 좋았다.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패스트 무버'만이 AI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

처음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을 접속하고 스마트폰에 적응할 때를 생각해 보자. 놀랍게도 대다수의 기성 세대는 이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한 세대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대학 입학 때 종이에 손으로 기록하던 수강 신청이 그 다음 해에는 인터넷 신청으로 바뀌었다. 그것 뿐일까? 삐삐를 쓰다가 시티폰, 2G폰, 그러다 스마트폰 까지. 변화는 있었지만 그때마다 잘 적응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이미 '패스트 무버'였다.

이런 관점에서 AI 시대를 보니 오히려 즐겁고 도전적인 마음이 생긴다. 디자인 분야 종사자들이나 전공자들 뿐만 아니라 AI 이대가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패스트무버 #김재엽 #인플루엔셜 #ai #인공지능 #디자인 #ux #ui #산업디자인 #디자이너 #에세이 #자기계발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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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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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의 엄마가 스위스에서 삶을 마감하기로 했다. 엄마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딸의 기록.

신간 소개글을 보고 바로 구입한 책. 작년에 본 영화 <룸 넥스트 도어>와 책 <단식 존엄사> 등으로 인해 조력자살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뉴스를 통해서 한국인 중에서도 실제로 스위스의 조력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공개한 가족이 있다니 읽어보고 싶었다.

눈물로 쓴 글이다.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어머니의 죽음을 기록했다. 페이지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묻어나서 읽는 동안 많이 울었다.

작가의 어머니는 발병 10년 만에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몇 달 가지 않아 암이 뼈와 장기로 전이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기약없이 지속되는 끔찍한 고통에 엄마는 죽기를 바란다. 실제로 자살을 암시하기도 한 엄마는 스위스 조력자살을 알고 난 뒤, 그것을 선택한다.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가족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에 공감하고 또 가슴 아팠다. 스위스의 조력자살 업체 '디그니타스'에 신청하고 허가를 받기까지, 고통을 참으며 스위스로 가는 과정. 도착해서의 상황과 엄마의 마지막 모습과 그 이후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책의 제목 <오늘이 내일이면 좋겧다>는 저자의 엄마가 스위스에 도착하여 조력사 전날 한 말이다.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의미였다. 이 말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불필요한 연명치료와 고통의 연장을 대체 무슨 권리와 명분으로 강제할 수 있을까. 당사자의 존엄을 지켜줄 수는 없는걸까.

아름답고 슬픈 이별과 사랑에 관한 글이다. 소설가인 딸이 얼마나 이 슬픔과 사랑을 잘 표현했는지 모른다.( 저자 남유하 작가는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있는 <다이웰 주식회사>를 쓴 분이다. 근시일 내에 읽어봐야겠다.)

어머니는 자신의 마지막 여정을 JTBC 다큐멘터리 <취리히 다이어리>로 기록하는 것을 허락했다.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허락했다는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저자는 현재 존엄사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중이다. 존엄사, 조력자살, 안락사 등의 표현 대신 '선택사'라는 용어 사용에 대한 내용에 공감한다. 우리 나라도 빨리 선택사가 허용되길 바란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무척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웠다. 끝까지 용기를 보여주신 저자의 어머니.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


#오늘이내일이면좋겠다 #남유하 #사계절출판사 #에세이 #존엄사 #조력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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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간적인 건축 - 우리 세계를 짓는 제작자를 위한 안내서
토마스 헤더윅 지음, 한진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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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두께에 쫄았는데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다. 내용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구성이 독특하고 전달력이 좋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잘 짜여진 멋진 디자인의 PPT 프로젝트 같았다.

토마스 헤더윅은 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영국의 디자이너다. 주로 건물을 디자인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건축가로 칭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건물 뿐만 아니라 가구 등 다양한 것을 디자인하기도 하지만 공학이나 기술로서의 건축이 아닌 예술과 생활로서의 건축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세기 들어서 직선 건물들이 도시를 점유한 상황을 개탄한다. 이는 모더니즘을 표방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 때문으로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네모 건물들을 만들어냈다. 사방에 아파트 건물이 빼곡한 우리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런 '비인간적인' 건물들이 인간에게 해롭다. 환경적으로, 정서적으로, 미적으로 전혀 올바르지 않은 건축이다.

그는 '인간화된 건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효율과 경제성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감정을 담은 디자인의 건물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인간화 원칙은 단 세 가지다. 첫째, 도시 간격이 40m 이상일 것. 둘째, 거리는 20m 가량일 것. 셋째, 문가는 2m 내외일 것. 간단한 듯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를 적용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겠다.

책을 읽으며 헤더윅이 디자인한 건물들을 찾아보았다. 여지껏 상상해보지 못한 독톡하고 멋있는 건물들이다. 어떻게 이런 창조성이 나왔을지 궁금했는데, 우선은 그의 조부모, 부모 모두가 예술가였다. 부유한 배경에 예술적 취향과 환경 속에서 자라온 그가 부럽기도 했다.

서울시가 이런 천재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노들섬에 헤드윅의 작품이 생길 예정이라니 기대해본다.

배우 이정재와 헤더윅이 친분이 있는지, 책의 추천사도 쓰고 홍보도 했더라. 또 내지가 거의 대부분 그래픽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놀랐다. 그냥 텍스트만 있는 페이지는 거의 없을 정도다. 편집자나 디자이너가 매우 고생했을 것 같다.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건축 디자이너가 궁금하다면, 혹은 미래의 건축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재미있게 읽었다.


*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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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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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의 문장들.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장영희. 벌써 작고한지 16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의 글이 읽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고통과 좌절을 겪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삶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세상과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과 감정이 남다르게 마련이다. 게다가 문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면서 겹겹이 쌓인 혜안과 지혜가 더해져 더 깊이가 생겼다.

지금 우리 사회의 소위 엘리트라는 부류들이 보이는 행태와 얼마나 다른 태도인지 모른다. 평생을 좌절과 고통없이 살아서 타인이나 공동체의 가치와 연대를 무시하는 자들과 너무도 비교되었다.

이 책은 생전에 저자가 발표한 글들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담았다. 자연, 인생, 당신, 사랑, 그리고 희망이라는 다섯 가지 단어로 분류했다.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여운이 남는 문장이 등장한다.

장애인, 소수자, 암환자라는 정체성으로 치열하게 살아낸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하고 진심어린 글들이다. 가끔 꺼내어 읽으면 차분한 마음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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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 앓기, 읽기, 쓰기, 살기
메이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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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탐구한 기록.

몸이 아파 본 경험이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일상이 무너진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의 문장들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는 정확한 진단명도 없는 만성질환으로 거의 평생을 고통과 함께하고 살아가는 중이다. 이 책은 그 막막함과 괴로움의 정체와 그것과 동반하기 위해 애쓴 것들의 기록이다. 부제인 '앓기, 읽기, 쓰기, 살기'에서 드러나듯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사유의 과정이 담겨있다.

극심한 조울증을 앓은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질병으로 고통 받은 작가들은 수없이 많다. 알퐁소 도데, 모파상 등과 같은 작가들이 매독으로 처참한 삶을 보냈다. 하지만 유독 여성 작가들에게만 병약하고 고통 받는 삶의 이미지가 덧입혀졌다.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한 관점이다.

챕터 중 '병이 준 것'이 가장 마음에 박혔다. 질병을 앓는 사람은 반드시 비극적이고 처절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역설에 공감했다. 고통을 잊기 위해 저자가 선택할 수밖에 없던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고백이 너무도 절절했다.

저자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무엇보다 잘 쓴 문장을 읽을 때 느껴지는 자극이 좋았다. 너무 좋은 문장이 많아서 붙여둔 포스트잇이 빼곡할 정도다.

메이 님의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다.
큰 위로가 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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