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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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잊고 살지만 학부 때 서양철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1학년 첫 전공 수업부터 파악한 것은 철학이란 학문은 멀고도 험한 길이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철학의 이론과 인물들은 분명 매력 있지만 근대와 현대로 오면서 그야말로 머리에 쥐가 나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각 시대, 철학자별로 구분되는 이론은 갈수록 난해하게 느껴지는데 이를 쉽게 풀어낸 책이 바로 <탁석산의 서양철학사>다. 적지 않은 두께임에도 출판사의 홍보 문구처럼 쉽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문장도 구어체로 되어있어 가독성이 좋다.

저자 탁석산 박사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머릿말에서 짐작해 보건대 대중적인 철학사 책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라우틀리지 철학사>, <케임브리지 철학사>, <빈틈없는 철학사 >등 국외에서 오랫동안 읽힌 저서들을 참고했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유능한 선배의 필기노트를 물려받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만큼 충실하게 핵심을 정리한 책이다.

흥미로웠던 것은 주류 철학의 맥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인물과 사상까지 짚었다. 이를테면 신비주의, 마법, 이슬람 철학자, 강신술, 신지학, 에소테리즘 같은 분야다. 철학은 철저히 논리와 이성에 기반한 학문이지만 당대 사람들을 사로잡거나 영향을 준 온갖 사상까지 담았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까지도 문화적, 인류학적으로 이런 신비주의 지식이 영향을 주고 있으니 한 번은 짚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19세기 말에 서구에서 유행한 신지학이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어져 있었다. 오래 전 읽은 스콧 니어링, 헬렌 니어링 책에서 헬렌 니어링의 부모가 신지학을 신봉했다는 내용이 있다. 지식인 계층인 사람들이 신비주의를 찾는 기류는 어느 시대에나 있나보다. (요즘이라고 없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

방대한 기간을 한 권에 담다보니 세부적인 내용은 알기 힘들다. 대신 고대부터 지금까지의 서구 사회를 이루어 온 사상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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