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만나본 스토리보드 작가들은 정말 작화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스탭용으로 제작된 영화 콘티북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인 경우가 많았다.<스몰 프레임>의 저자 조성환은 영화와 시리즈의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이다. 일단 그 점이 특이하게 다가왔다.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연출자의 의도대로 콘티를 그려온 작가가 창작하는 세계는 특별할 것 같았다.책의 제목과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로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며 들었던 느낌은 매 컷마다 그림의 언어를 공들여 표현했다는 것이다.프롤로그 부분을 제외하고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뉘어 있다. '제네시스'는 의미대로 창세기의 인류가 탄생한지 얼마되지 않은 때가 배경이다. 언어가 생겨나던 순간의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두번째 작품 '무명 사신'은 현대(아마도 미국)를 배경으로 한다. 마치 <맨인 블랙>이나 <저수지의 개들>에 나오는 옷차림의 사신들이 등장하는데 곧 죽을 인간들을 파악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이들이 '자연사'팀에서 '강제사'팀으로 바뀌면서 목록의 인간들을 어떻게든 죽여야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딜레마가 생긴다. '저 인간은 과연 죽어야만 하나?'사신들 캐릭터와 상황에서 재미와 감성이 느껴졌다. 우산 안 쪽의 색이라든지, 사신들이 일터가 여느 인간 사회의 기업과 비슷한 시스템인 것도 흥미로웠다. 작품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서 노을지는 하늘의 구름이 서서히 사라지는 디테일도 좋았다.작가만의 시각과 프레임 하나 하나의 디테일을 읽는 재미가 있는 책.#스몰프레임 #조성환 #열린책들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만화 #스토리보드 #콘티 #만화책 #서평 #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