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즐겨보는 유튜브는 프랑스인 안무가 '카니'의 채널인데 그의 취미는 한국 막장 드라마를 보며 욕하기다. 모두가 알다시피 막장 드라마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불륜. 하지만 막장을 걷어내고 얼마든지 고급스럽고 진지하게 다룰 수 있는 소재도 불륜이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불륜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매혹적인 스토리임이 틀림없다. 이런 불륜을 소재로 한 앤솔로지라니. 좋아하는 장강명 작가가 포함되어 있어 더 기대되었다. 장강명의 <투란도트의 집>은 유부녀 직장 상사와 바람을 피우는 싱글남의 이야기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스토리와 아리아가 비중있게 묘사되는데 소설 속 인물들과 중첩된다. 차무진의 <빛 너머로>. 은퇴한 60대 영문학 교수가 버려진 일체형 PC를 복구하다 기묘한 동영상을 발견한다. 수록 작품 중 가장 독특했는데 오히려 불륜보다는 미스터리적 요소가 강했다.소향의 <포틀랜드 오피스텔>은 불륜이라는 소재를 가장 잘 녹여냈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가족과 3년 간 체류하게 된 남자는 아내가 새로 사귄 아들 친구의 엄마에게 첫눈에 반한다. 익숙한 코드지만 나름의 반전도 있고. 하여간 재미있었다.정명섭의 <침대와 거짓말>은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다. 한 사람은 남한의 707부대 출신이고 나머지 하나는 북한 요원 출신이다. 이들이 불륜으로 인해 벌어진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데 두 사람의 케미가 좋다. 두 캐릭터가 나오는 장편소설이나 시리즈를 보고 싶다.앤솔로지의 좋은 점은 접하지 못한 작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새롭게 알게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살펴봐야겠다. 각 작품마다 음악이 등장하는 것도 특별했다. 또 작가 후기에 이 책이 기획된 비화도 소개되어 있다. 원래는 작년에 작고한 정아은 작가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슬프고도 허망한 일이다.#우리의연애는모두의관심사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정아은 #마름모출판사 #불륜 #앤솔로지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