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당한 집 - 제4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최수진 지음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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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

그 동안 읽은 한국 소설에서 손꼽는 작품 중 하나가 박지리 작가의 <다윈 영과 악의 기원>이다. 안타깝게 요절한 이 작가를 기리는 문학상이 벌써 네번째다. 매회 발표 때마다 수상작들을 읽고 있는데 늘 예상 밖의 새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 수상작 <점거당한 집>도 그랬다. 얕은 독자로서는 이해가 쉽지 않았지만 새롭다는 면에서 색다른 독서 체험을 시켜준 작품이다.

총 세편의 단편이 묶여있다. 연작의 형태로 각각 다른 공간과 인물들이 등장한다.

첫번째 '길 위의 희망'은 광주의 국립 아시아 문화 전당이 배경이다. 두번째 '점거당한 집'은 용인의 백남준 아트센터를, 마지막 작품인 '금일의 경주'는 경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치 예술 퍼포먼스와도 같은 형식이 상당히 낯설다. 서사가 있긴 한데 익숙한 구조로 짜여져 있지 않다. 또 세 군데의 공간은 실재하는 장소라 읽으면서 그 장소를 체험한 기억을 소환시키기도 한다.(경주가 그랬다.) 한편 소설들의 시간적 배경은 2033년 이후의 근미래다. 공통적으로 월성원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는 실재하지 않은 사건이지만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 기묘한 느낌을 주었다.

복잡 미묘한 세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장소가 가장 도드라진다. 하지만 소설은 오히려 그 안의 사람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들이 마음에 들었다.

말랑말랑해서 삼키기 쉬운 소설에 익숙하다면 어렵게 느껴질 작품이다. 하지만 소설의 새로운 시도를 접하고자 한다면 기대에 부응할 작품이다. 최수진 작가님의 이후 작품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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