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수업의 장면들 - 베네수엘라가 여기에
서정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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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 대한 다정한 안내서.

'카라카스'는 베네수엘라의 수도인데 어쩐지 낯설었다. 수도 이름 뿐인가 큰 남미 대륙에서 베네수엘라의 위치도 어디인지 솔직히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은 카라카스에서 몇 년간 보낸 삶에 대한 기록이자 우리에게 낯선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면서 경제적으로 무너진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생활인으로 살아가며 겪은 베네수엘라의 모습을 기록했다. 노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미 다수의 저서를 낸 분답게 글이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내용 중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럼 기업인 '산타 테레사'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또 카라카스 시민이라면 반드시 아빌라 산이 담긴 그림을 거실에 걸어둔다는 것도. 물자가 부족하고 전기가 끊기는 것이 부지기수인 그곳에서 불편함도 느꼈지만 인간애도 경험했다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2부 보다 진실한'에서는 베네수엘라의 미술, 음악, 음식, 교육 등에 대한 것을 다룬다. 그 중 공공예술품 설치가 매우 활발해서 키네틱아트가 발달했다는 점도 처음 알았다. 대표적인 베네수엘라의 키네틱아트 작가인 '헤수스 소토'가 1988년도에 내한하여 잠실 올림픽공원에 제작한 <가상의 구>도 그의 작품이라고. 올림픽공원을 방문했다면 누구나 봤을 그 태극 무늬 설치물이 베네수엘라 작가의 작품이었다니.

책과 동봉된 작가의 편지와 베네수엘라 뱃지. 카라카스를 떠난 후에 노르웨이 오슬로를 거쳐 지금은 오만의 무스카트에 거주 중이라는 작가님이 부럽다고 느꼈다. 하지만 편지 내용 중에 '모국어 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게 된 운명을 지닌 사람'이라는 구절을 보고 마냥 좋지만은 않겠구나 싶었다.

읽는 동안 카리브해를 끼고 있다는 베네수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느 에세이와 달리 깊이 있으면서도 정돈된 느낌을 주는 글이라 좋았다. 다만 작가가 애써 개인적인 정보는 배제한 것 같아서 궁금한 것들이 있었다. 어떤 일로 외국 생활을 하는지 베네수엘라에서 겪은 개인적인 일상들에 대한 스토리도 더 있었더라면.

글 사이사이에 수록된 사진 자료들도 많아서 읽는 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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