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비스트로 - 입문자를 위한 솔티클래식의 음악 편지
원현정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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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재미있고 알찬 클래식 입문서.

2년 전부터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이 분야는 아는 만큼 재미있었고 들을수록 궁금한 것이 많아지는 세계였다. 그래서 각종 클래식 입문서들을 찾아 읽어 보았다.

대부분의 책들이 전문적이고 어려웠다. 또 독자에게 가르치려 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썩 달갑지 않았다. 반면 쉽게 쓰인 책들은 너무 가벼운 내용이라 실망스러웠다.

<클래식 비스트로>는 여러모로 클래식 입문서로 만족스러운 책이다. 그래서 만약 주변에서 클래식 입문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바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선 책의 구성이 무척 좋다. 원래는 '솔티클래식'이라는 뉴스레터의 글들이었지만 이를 '클래식 비스트로'라는 형식에 맞춰 편집했다.

첫 챕터인 '작은 한 입들(아뮈즈부슈)'에서는 가볍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이 소개된다. 곧 이어 '전채' '메인 요리' '디저트'로 챕터가 이어지는데 각 챕터에 걸맞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테면 '전채(앙트레)'에는 곡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메인 요리'에서는 한 작곡가를 연대기순으로 알아보는 식이다. 곡과 연결되는 토막 정보는 '페어링'이라는 꼭지로 들어가 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구성과 편집이다. 책의 만듦새나 디자인도 좋다.

수록된 곡들이 모두 좋다. 대개 클래식 입문서들이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곡들 위주로 수록하곤 하는데, <클래식 비스트로>는 좋은 곡만 엄선해서 뽑은 것 같다. 그렇다고 귀에 익숙한 곡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곡들, 이를테면 마르케스의 '단손 2번',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릴리 블랑제의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 쇼엔필드의 '카페 음악' 등을 알게되어 즐거웠다.

각 에피소드마다 마지막에 QR 코드가 수록되어 있어서 해당 곡의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된다. 이 또한 저자가 엄선한 지휘자나 연주자의 영상들이다.

클래식에 입문하면서부터 즐겨듣고 있는 팟캐스트 '클래식빵'와 비교가 되었다. 정말 좋은 팟캐스트인데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저작권 문제 때문에 다소 사운드가 아쉬운 음원들로 곡들이 소개되는 것이었다.

이 책은 링크만을 공유했기 때문에 유튜브에 공개된 명연주를 엄선할 수 있었나 보다. 모두 좋은 곡들이라 영상들을 모아 아예 '클래식 비스트로'라는 재생목록을 만들어 두었다. 두고 두고 들어야겠다.

저자인 원현정 님은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각종 콩쿠르 수상 경력도 많고 '솔티클래식' 뉴스레터 발행, 교육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글도 정말 잘 쓰신다. 내용도 무겁지 않고 재미있는데 문장이 안정적이니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곡에 담긴 에피소드와 정보의 균형이 무척 좋다. 음악적 요소나 해석도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다만 생각보다 널리 알려진 곡들이 적어서 의아했다. 예를 들면 클래식 입문서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베토벤 교향곡이나 유명 오페라는 없다. 그런데 '솔티클래식'을 방문해 보니 이 뉴스레터가 계속 발행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앞으로 소개될 곡들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이 알찬 클래식 이야기가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클래식 좀 들어볼까?'라고 생각하거나 클래식과 관련한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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