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딸로 입양하게 된 삶의 기록.예전에 트위터에서 이 분의 얘기를 읽은 적이 있다. 무척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법적인 가족을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웠다.저자는 오랫동안 도시보다는 시골에서의 삶을 희망했다. 그래서 귀촌을 위한 교육과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비혼 여성이 혼자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편견과 무례함에 맞서야만 하는 일이다. 저자가 겪은 사례들을 읽으며 분노했다.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저자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한 것이다. 가장 궁금한 친구를 입양하는 부분은 거의 책의 마지막에서야 나온다. 좀 의아했는데 저자의 삶과 생각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니 동거하는 친구를 입양하게 된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마음이 맞고 케미가 좋은 두 성인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좋았다. 특히 '여성 2인조 출장 수리단' 부분이 재미있었다. 동거 5년차에 저자는 50개월 어린 동거인을 입양하게 된다. 우리 나라는 생활동반자법이 아직은 없고 따라서 동거인의 법정대리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동거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동성부부나 사실혼 관계인 커플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성인이 성인을 자녀로 입양하는 것은 '허무할 만큼 간단하다'고. 저자 역시 이 방법이 건강한 사회의 모습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들끼리 계속 입양하여 결혼과 혈연 중심의 가족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상상도 한다.갈수록 '정상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는 희미해질 것이다. 대안적인 가족을 시작한 저자와 같은 분들을 응원해야겠다.